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정욱 Nov 04. 2018

월간 성찰 2018년 10월호

경험하고, 만나고, 배운 것들

[월간 성찰] 10월호 발간에 앞서 


벌써 2018년 마지막 분기가 시작되었다. 

9월 말 각오에 비하면 못 미치는 일상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고자 노력 중이다.  




지난 달, 의미있었던 사건들


1. 다양한 가을 축제를 즐기다.  

10월은 축제의 달이다. 더위 때문에 제대로 놀지 못한 것이 한이 된 사람처럼, 모두들 몸과 마음을 다잡고 가을을 보내는 것 같다. 10월 초에는 서울 세계 불꽃축제가 있었다. 망원동에서 가까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애기들 불꽃 한번 보여주겠다고 온 가족이 한강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불꽃보다는 그 아래 거대한 주차장이 더 기억에 남는다. 자발적으로 불꽃을 보는 것과, 피자발적으로 보는 것과 어떻게 다를지 한번 물어보고 싶었다.


불꽃, 그리고 거대한 주차장


10월 중순에는 마포 새우젓 축제를 갔다.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매년 진행하고, 전체적인 구성은 비슷하다. 무대에선 노래 부르고, 밑에선 춤을 추고, 근처에선 술과 먹을거리 그리고 다양한 젓갈을 파는 그런 풍경. 아주 색다르거나 별다른 것은 없지만, 그래도 월드컵 경기장이라는 좋은 인프라와 마포나루라는 역사적 배경을  활용한 멋진 기획이라고 본다. 서울에서 이 정도 규모의 축제를 할 수 있는 곳이 드물지 않을까. 마포구민 입장에선 복 받은 것이지. 


문화 비축기지

참, 그리고 근처에 있는 문화비축기지도 좋더라. 컨셉도 좋고, 주위 환경이나 건물도 이국적이라서 여행하는 느낌이 가득했다. 한 번쯤 방문해 보시길 권한다.   



2. 회사에서 복합 문화생활을 누리다.  

버즈빌에 입사한 지 4개월이 넘었고, 점점 더 다양한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아침에는 30분 정도 먼저 도착해서 명상하고 차를 마신다. 20대에 많이 하다가, 오랜만에 다시 하니까 좋더라. 사내 동호회로는 영화 감상을 하고 있다. (그 외에 동호회로 축구, 밴드, 등산 등 다양하다.) 한 달에 한번 영화를 보고, 리뷰를 나누는 시간인데, 덕분에 서치와 퍼스트 맨을 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영어회화 스터디도 하고 있는데 점심시간에 모여 미드 <Atypical>를 보고 영어로 대화한다. 실력이 워낙 미천하여, 바디랭귀지로 겨우 따라가고 있다.  


Atypical 에 등장하는 가족


이번 달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활동이 글쓰기와 보드게임이다. 모두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인데, 이 정도면 회사가 거의 복합 문화 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혹자는 "하라는 일은 안 하고 놀기만 하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모든 활동은 업무 시간과는 별도다. 명상은 출근 전 30분. 영어회화는 점심시간, 영화 동호회와 보드게임은 퇴근 후, 그리고 글쓰기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니 말이다. 다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이니 어쩌겠는가. 바지런히 사는 수 밖에.   


3. 5번째 결혼기념일을 보내다.  

2013년 10월 27일에 결혼했으니, 올해가 5주년이다. 결혼 당시가 31살이었는데, 그땐 내가 결혼을 빨리 한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나를 지켜본 후배들도 "형이 일찍 결혼한다는 생각을 못했다”고들 한다. 그들과 내가 함께 늙어가고 있고, 전반적인 결혼 시점이 늦춰지다 보니 31살의 결혼이 꽤 빠른 시기였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지금은 이 상황이 좋다. 재원이도 4살이 되었고, 육아로 엄청 힘든 시기는 지나간 것 같다. 어차피 할 일이었음 빨리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든다.   


족욕하는 재원이


결혼기념일을 맞아,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겼다. 낮잠도 자고, 족욕도 하고, 맛있는 저녁을 먹고, 수영(아닌 물장구)도 하고. 별 다를 것은 없었지만, 그래도 잠시나마 여행 간 기분이 좋았다.     



지난 달, 기억에 남는 배움과 만남


1.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다. 

주말은 가족과 함께 하지만, 평일 저녁에는 주로 일하거나, 공부하거나, 사람을 만난다. 이번 달도 많은 이들과 교류했다. 모임 하나하나 설명하긴 어렵지만, 사람을 만나서 정보를 교류하고 또 마음을 나누며 얻는 배움이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갈수록 더욱 그렇다. 결국 우리는 지각과 경험의 한계가 있기에, 주관적이고 피상적으로 현실을 경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책이든, 사람이든, 뉴스든 어떤 채널에서든 말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대화’인데, 특히 직접 경험한 사실에 대한 정보를 나누다 보면 보다 균형 잡힌 의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우리가 얼마나 유명세나 이미지에 속고 사는지도 다시금 깨닫게 되기도 하고,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하. 결국, 순간적인 인기나 화려함에 눈 돌리지 말고, 내가 가야 할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다. 


친구를 사귀려면 좋은 제도나 서비스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기꺼이 새로운 관계 속으로 진입하고 우발적 마주침을 두려워하지 않는 힘과 용기가 필요하다. - 이반 일리히  


2. 10월 북스런 <삶의 진정성>에 참가하다  

지난주에는 10월 북스런에 참가했다.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 50인에 선정된 맨 프래드 교수의 책 <삶의 진정성>이 출간된 기념으로 열린 행사였는데, 역자인 김현정 교수님이 직접 강의를 해주셨다. 리더십 강의는 오랜만에 참석했는데, 역시나 재미있었다. 인상 깊었던 내용을 몇 가지 정리한다.  



삶은 하나의 큰 그림이다. 비즈니스나 매출도 중요하지만, 그 또한 삶의 일부다. 결국,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중요하다. 보통은 바깥의 '나'(조직에서의 모습)를 말하곤 하지만, 본질은 그 밑에 있다. 리더와 구성원이 대화할 때, 이야기의 실마리가 풀리는 순간이 있는데, 그건 본인의 이야기를 시작할 때다. 신뢰가 쌓일 때, 개인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연의 ‘나’로부터 시작해야, 리더십이 발휘되며, 조직도 변화할 수 있다.  
행복은 중요하다. 하지만, 행복이 강박이 되어선 안 된다. 맑은 날 자살률이 높다고 한다. 행복해야 할 것 같은데 안 행복하기 때문이다. 행복의 3요소로 쾌락, 몰입, 의미가 있는데 특히 의미는 중요하다. "의미를 찾는 것이 좌절되면, 쾌락을 좇는 것이 인간이다.”는 말을 기억하자. 쾌락을 좇는 사람들은 삶이 지루하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어느 수준까지 성과가 엄청나게 좋다. 왜냐면 타인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미친 듯 열심히 일 하니까. 하지만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성과가 나오지 않게 된다. "성숙은 우울증을 동반한다." 삶이 무너지고, 다시 일으켜 세운 사람들이 코칭과 리더십을 배운다. 그런 사람들이 삶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가 깊다.


성숙은 우울증을 동반한다.

이번 달의 계획

 

11월에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2가지다. 허리가 너무 좋지 않아서 아침 필라테스 수업를 등록했고, 박영준 코치님이 진행하는 어댑티브 리더십 수업도 등록했다. 변화를 위해서 시간과 공간, 사람을 바꾸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100% 공감하는 바이다. 등록이 변화의 시작이다. 물론 그것을 내 삶에서 얼마나 펼쳐내느냐는 나의 숙제가 되겠지만, 한번 시작해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월간 성찰 2018년 9월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