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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Jan 02. 2019

월간 책거리 2018년 12월호

<공부도둑>부터 <어서 와 HR은 처음이지>까지 


[월간 책거리 12월호] 발간에 앞서  

성찰과 더불어, 책거리도 올해 마지막이다. 12월에는 9권을 읽었다. 2018년 전체로 보면 총 77권인데, 목표로 했던 50권을 상회한다. 애초 계획은 권수를 줄이고, 양질의 책을 반복해서 읽고 글을 많이 쓰는 것이었는데, 결국 이렇게 빗나가는구나. 그래도 올 한 해 수고 많았다.  


1. 공부도둑_장회익 

2. 티몬이 간다_유민주  

3. 역사의 역사_유시민  

4.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_김정운 

5. 직업의 종말_테일러 피어슨 

6-7. 어댑티브 리더십 3,4_마티 린스키, 알랙산더 그래쇼  

8.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_와타나베 이타루 

9. 어서 와 HR은 처음이지_홍석환 




1. 공부도둑_장회익 

서울대 물리학 교수이자, ‘이분법을 넘어서’라는 책의 저자 장회익 박사님. 작년엔 80세로 논문을 등재하면서 또다시 기사에 올랐다. 평생 공부를 하시는 이런 분들을 보면 존경심을 넘어 경외감마저 든다. ‘배움’ 앞에서 겸손해지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장회익 교수님


"삶의 목표를 되도록 높이 가지세요. 목표는 마지막 바통을 어떻게 넘겨줄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그게 없으면 살아가는 힘이 없어요. 내 삶이란 가벼운 게 아닙니다. 높은 목표를 세우되 그 과정에서 진행하는 중간 목표는 낮추세요. 과정의 목표가 너무 높으면 멀리 못 갑니다. 예컨대, 꼴찌에서 일등을 하겠다가 아니라, 꼴찌에서 두 번째 하겠다는 목표를 하면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어요. 앞에 닥친 목표는 작게 만들고, 그것의 달성 또는 초과 달성을 즐기세요. 하지만 최종 목표는 가장 높게, 그 목표를 위해선 아무것도 양보하지 마세요."


2. 티몬이 간다_유민주  

회사에 놓인 책을 보고 우연히 집어 들었다. 티몬이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는데, 넥슨의 책 <플레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특히 초반에 서비스 론칭 때 피봇을 빠르게 거치는 장면과 창업 1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경쟁사를 인수하는 결단력은 참 대단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사업을 할 때는 우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한다. 실행력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다. 



3. 역사의 역사_유시민  

믿고 보는 유시민 작가의 책이다. 전 세계 역사가들이 만든 역사서 그리고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그들의 고민과 배경을 헤아릴 수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다. 역사학이 아니라 '역사 서술의 역사'에 대해서 관심 있으신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다만, 이전 작품들처럼 대중적인 편은 아니다. 유시민 작가도 이번 책은 ‘많은 사람’이 아닌, '필요한 사람’을 위한 책이라고 했으니 참고할 필요가 있다. 역사서에 대한 배경 지식이 아예 없다면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역사의 매력은 사실의 기록과 전승 그 자체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데 있다



4.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_김정운 



12월의 책이다. 김정운 교수님은 워낙 유명하신 분이지만, 개인적으로도 좋아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말한 것을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어른이기 때문이다. 본인이 ‘여가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하면서, 정작 한 번도 쉬지 못한다면 그를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2번째 삶에 대한 변화와 도전을 있는 그대로 기록했다는 점이 인상 깊다. 특히 낯선 일본 땅에서 처음부터 그림을 배워나가고, 그 결과물을 자신의 책에 녹여내는 용기. 나이 오십에 저렇게 내려놓고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가 어디 쉬운가. 언제나 유머를 잃지 않고 자기 삶으로 기꺼이 실현해 나가는 모습, 참 닮고 싶다. (그러고 보니 앞선 장회익, 유시민, 김정운 모두들 내가 닮고 싶은 어른들이다. )  


추상적 언어가 현실에서 제대로 기능하려면 구체적 어휘로 번역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되었다 할지라도, 내 삶에서 구체화될 수 없다면 그건 순 가짜다. 거짓말이라는 이야기다.  
불안하면 나무만 보이고 숲이 보이지 않는다. 노인의 지혜는 숲을 보는 데 있다. 자아 정체성의 위기에 시달리는 ‘젊은 노인’이 되지 말고, 숲을 볼 수 있는 지혜로운 노인이 되자.  



5. 직업의 종말_테일러 피어슨 

이 책은 그다지 추천하지 않는다. 일의 미래를 비롯하여, 더 나은 미래학 책이 많기에. 하지만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아주 중요하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일자리는 정점을 찍었다. 직업의 종말에 다가가고 있다. 앞으로는 일자리를 얻는 게 아니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경력을 계획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발전시키고 가치 있는 기회를 추구하는데 초점을 맞춰라.” 이 문장을 아주 기이 이이일 게 읽고 싶은 분에게 권한다. 그게 아니라면, 다른 책을 읽으시면 된다.  


푸줏간 주인은 1000일 동안 먹이를 준다. 그는 매일 ‘통계적 신뢰도’를 조금씩 높여 가면서 자신이 칠면조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주인은 추수감사절 며칠 전까지 칠면조에게 계속 먹이를 줄 것이다. 칠면조는 자신을 아끼는 주인에 대한 믿음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 ‘아주 편하게’ 예측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 벌어지는 놀라운 광경 앞에서 믿음을 수정할 것이다.  


책 [안티프레질]의 칠면조 비유가 참 재미있다. 우리가 안전에 대해 가장 확신하는 순간이 실은 가장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큰 순간이다. 칠면조가 되지 말아야 한다.  



6-7. 어댑티브 리더십 3,4_마티 린스키, 알랙산더 그래쇼  

지난달에 이어서 계속 배우고 있다. 여지없이 좋은 책.  



8. 시골 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_와타나베 이타루 

빵과 자본론이라니, 소재가 신선했다. 자본주의에 대한 적절한 비판도 의미 있고, 그에 대한 대안으로 자신의 빵집을 이끌어가는 소신도 멋졌다. 무엇보다 의미 있었던 건 ‘균’에 대한 신기한 사실이었다. (아래 참고) 미래를 걱정하고, 대안적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무엇보다 어렵지 않다. 쉽게 재미있게 읽힌다.  



자기 안에 있는 힘으로 자라고, 강한 생명력을 가진 작물은 발효를 하게 된다. 반대로 외부에서 비료를 받아 억지로 살이 오른, 생명력이 부족한 것들은 부패로 방향을 잡는다. 그래서 음식으로서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 천연균은 작물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아본다.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생명의 활동을 잘 따른 음식을 선별해서, 자연의 힘으로 억세게 살아가는 것들만을 발효시킨다. 천연균은 살아가는 힘이 없는 것들을 부패시킨다.  


9. 어서 와 HR은 처음이지_홍석환 

HR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다뤄진다. 특히 각 파트마다 ‘질문’이 많은데, HR 담당자가 스스로 자문해 보면 좋을 듯하다. 다만 아쉬운 것으로 규모가 큰 기업 중심으로 다뤄지는 내용이 많아서, 나와 같은 중소 규모 스타트업 HR 담당자들이 보기엔 적합하지 않은 내용도 있다. 책 제목처럼, HR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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