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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Jan 12. 2019

목표는 삶의 질을 높이는가

목표 Goal

인간은 타고나는가, 길러지는가? 


인간은 무엇에 좌우될까? 타고나는 '본성'과 길러지는 '양육'만큼 오래된 논쟁도 없다. 그런데 <성격이란 무엇인가>의 저자 브라이언 리틀은 ‘본성과 양육'과는 다른, 새로운 변수를 언급한다. 바로 ‘열망’이다.  (역자는 이를 자유 특성이라고 해석했지만, 의미 전달을 위해서 '열망'이라고 옮김) 우리가 미래를 계획하고, 몰입할 때 경험하는 것이 바로 ‘열망’인데, 생각해보면 어려운 이야기는 아니다. 중요한 목표를 추구하다가 자신도 놀랄 정도로 변해버린 경험, 누구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식에 대한 사랑'이 원래의 성격을 넘어서 ‘더 좋은 엄마’가 되도록 만들거나, ‘직업에 대한 프로의식’이 내성적인 성향을 뛰어 넘어서 ‘더 멋진 가수'가 되도록 이끌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왜 자유 특성에서 나오는 행동을 하는 걸까? 이유는 많지만, 특히 중요한 이유가 둘 있다. 프로 의식과 사랑 때문이다. 스테파니는 반친화적 성향이 강하지만 가족을 깊이 사랑했고, 생물 발생적 자아에 순종하는 수동적인 선택을 하기보다 성격을 벗어나 행동해야 그 사랑을 더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마커스는 프로 중에 프로이고, 그의 역할을 제대로 하려면 동료 뮤지션과 후원자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자극을 주어야 했다. 조용히 뒤로 사라지고 싶은 원래의 생물적 기질을 억누른 채 그가 꾸준히 보여준 것은 바로 이런 프로 의식이다.” (성격이란 무엇인가, p.90)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제3의 본성, 열망. 그것은 나를 이겨내도록 한다. 나도 그렇다. 10년 전에 세운 '라이프 코치'가 되고 싶다는 열망이 지금까지 나를 이끌었다. 원래 내성적인 성향이었지만, 더 많이 교류하고 배워야 했기에 모임을 찾아다녔다. 매번 읽고 싶은 책만 읽었지만, 전방위적인 지식이 필요했기에 ‘1년에 100권 읽기’에 도전했다.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뀐 것도, 글을 쓰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다. 여기까지 보면, 목표 설정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게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제3의 본성, 열망. 그것은 나를 이겨내도록 한다.




내 삶은 내가 조절할 수 있을까?


여러분은 내가 원하는 것은 반드시 얻을 수 있다고 믿는가, 아니면 외부의 환경에 쉽게 좌우된다고 믿는가? '내부 지향'은 삶을 조절하는 힘이 내부에 있다고 보고, '외부 지향'은 그 힘이 외부 상황에 있다고 본다. 실제 외부 지향적 사람들은 우연이 개입될 여지가 높은 일에 더 많이 투자한다고 한다. 농구로 들자면 비교적 확률은 높지만 점수가 낮은 2점 슛 보다, 불확실하지만 점수가 높은 3점 슛을 선호하는 것도 ‘외부 지향자’다. 그렇다면 둘 중 누가 더 생산적일까? 


많은 경우 ‘내부 지향자’가 ‘외부 지향자’에 비해 삶을 생산적으로 이끈다. 그들은 상황을 운에 맡기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을 때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스트레스를 잘 해소한다. 하지만 치명적 단점도 있다. 통제감이 지나치게 강할 때 그것은 독이 된다. 믿음이 강할수록, 좌절도 크기 때문이다. 통제를 벗어나는 일 마저 완벽하게 통제하려 한다면, 삶은 엉망이 된다. 나도 그랬다. 1인 기업가로 활동할 때 ‘운칠기삼'이란 말을 배웠다. 노력과 상관없이 모든 교육이 취소되는 일도 있었고 (메르스), 큰 노력 없이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결국 때에 따라 내부 지향과 외부 지향 모두 필요하다는 것을 배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운명은 스스로 조절할 수 있으며 한계는 우리 상상에서 나올 뿐이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다. 그러나 조절력이 있다는 잘못된 믿음에 경종을 울리는 연구들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음 스트레스 연구에서 전원이 연결되지 않은 단추라든가, 요양원 연구에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아와 주기를 바라는 노인들의 비현실적인 기대라든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이유로 삶이 엉망이 되고 그 뒤로 고통을 경험한 여성의 가슴 아픈 사연과 증언 등이 그런 경우다. (성격이란 무엇인가 P.160)



어떻게 하면 목표를 실현시킬 수 있을까?


통제하려는 마음만 내려놓을 수 있다면, 목표는 유용하다. 그렇다면, 목표 실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목표의 의미일까, 성취(관리) 가능성일까, 타인의 지지일까, 긍정적 감정일까? 예전에 이 질문을 받고, 개인적으로 ‘목표의 의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정답이 아니다. 의미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만으론 삶의 질을 높일 수 없다고 저자는 단언한다. 결정적 변수는 성취(관리) 가능성이다. 돌이켜보자. 여러분은 언제 기쁨을 느끼는가? 하기로 한 것을 했을 때다. 눈으로 즉각 변화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목표 실현을 위해선, 작은 목표라도 일단 실현해야 한다. 


목표 실현을 위해선, 작게 일단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이다. 목표가 의미 있고, 관리 가능하고, 사람들에게 지지받고, 긍정적인 감정이 생긴다면 삶은 더 나아진다. 반대로 일상이 의미 없는 목표로 소비되고, 무질서하고, 타인의 인정과 지지를 받지 못하고, 마음이 끊임없이 고통스럽다면?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런 경우 목표를 재구성하는 편이 낫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작게나마 계속 '성취하는 것’이다. 아직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 여러분의 새해 목표는 안녕한지 돌아보자. 그리고 한 걸음을 성큼 내딛자.  



PS: 제 블로그 글을 일부 수정하여 업로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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