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세 시간은 스무 살로 갑니다.
약속 장소는 경주 황리단길입니다. 먹거리, 볼거리, 쇼핑 욕구 끌어올리는 아이템이 한가득인, 골목길이 매력적인 이곳을 약속 장소로 잡고 친구들을 기다리네요.
친구와의 만남 전 설렘은 스무 살 때나, 마흔 살 때나 아주 똑같아요. 참 신기하게도 지금은 제 나이와 저는 별개인듯, 제 안에는 스무 살만 있네요. 잠시 후 막내 아이 픽업을 가야 하고 돌고 도는 하루를 보내야 하는 마흔의 엄마이지만 잠시 몇 시간은 스무 살 그때가 되어보렵니다.
약속 장소에 한 시간 일찍 도착했어요. 친구들은 한 시간을 달려와야 하네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제가 미리 선정한 밥집 탐색도 하고 위치를 찾아두면 우리는 좀 더 오래 마주할 수 있겠죠. 친구 아이에게 선물할 앙증맞은 작은 인형도 예쁘게 포장해두었네요. 아이가 인형이 마음에 쏙 들어 한 손에서 놓지 않고 애착 인형이 되어 세탁기에 넣지도 못하게 하고, 몇 년 동안 때가 꼬질 꼬질한 이 인형만 가지고 다니며, 이모를 떠올릴 거라는 행복한 상상을 합니다.
약속 장소 앞에 경주 느낌이 물씬한 카페가 보이네요 스페셜티 커피라고 입간판이 보여, 문을 쓱 밀고 들어갑니다
“따뜻한 카페라떼 한잔요”
날씨가 흐리고 쌀쌀하네요. 아무 생각 없이 뜨거운 여름에 입어도 될 법한 옷을 주워 입고 와 춥습니다.
진동벨이 울리고, 제가 만난 카페 라떼 위 라떼 아트가 어제 제가 그린 못난이 꽃 같아 살짝 불안합니다.
한입 머금은 순간, 첫 선택을 후회합니다. 그래도 뭐, 괜찮습니다. 곧 친구들이 오니까요. 처음 만나는 친구의 아이가 오니까요.
깔깔 웃다가 시간을 놓치지 않게 조심해야겠어요.
신데렐라가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마스크를 잘못 뒤집어 써도, 흑역사를 끄집어내도
즐겁기만 합니다. 단지 아쉬운 것은 ‘시간’
그렇게 오늘도 아쉽고 그립게 친구와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