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미움이

마음의 가로선이 고장 났어요.

by 심횬



마음에 미움이 담기는 것은 한순간이다.

마음의 그릇에 반짝이는 윤슬과 빛나는 색을

출렁거리게 담아두었는데, 꿈이었을까?


'마'에 있던 가로선 ( ─ ) 하나가 어느새

'음'으로 달려가 뾰족한 세로선( │ )으로

바뀌는 것은 한순간이다.


미운 말들의 공격에

가로선은 평안함을 놓쳐버렸다.


그 뾰족한 것이 마음을 답답하게 한다.

숨이 막힌다.

미움은 이상하게도 참 오래도록 달라붙어

몸까지 괴롭힌다.


세로선을 잘 매만져 내려주면 되는데,

어느 날은 그것조차 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 날은 세상 모든 힘듦과 불만이 미움으로 향한다.

그 크기가 얼마인지도 모르게 미워하다가

줄일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늦었다.

그 무거운 녀석은 어깨를 짓누르고,

가슴 앞을 막는다.


사랑의 마음보다 훨씬 무서운 녀석이다.

커지는 속도가 제법이다.


살아가다 보면 한 번씩 마음의 가로선이 고장이 난다.

그게 고장 난 건지도 모르고 뾰족뾰족 찔리고 찔려

지쳐가기도 한다.


미움은 그렇다.

마음에 회색빛의 탁한 색을 뿌린다.

그 색에 아픈 건, 나일뿐.


그렇게 몇 시간을, 하루를, 이틀을 보내기에는

.

.

.

오늘 날이 너무 좋다.


햇살이 닿은 모든 것이 반짝인다.

햇살의 빛은 바람에 실려 눈으로 들어온다.


그 빛을 미움에게 살짝 뿌려본다.

날카롭게 세우고 있던 미움이 천천히 낮아진다.


평온한 '마음'을 찾았다.

그 빛을 미움의 상대에게 마음으로 보낸다.


왠지 내가 이긴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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