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사람
바로 저랍니다. 수채화를 화실에서 배우기 시작한 지 이제 횟수로 9회 차, 그동안 조금 실력이 나아져 선생님께서 고급과정으로 점프시켜주었답니다.
너무너무 신이 났어요. 드디어 하고 싶은 꽃을 그리겠구나! 싶어 들뜬 마음으로 고급과정 첫날 유칼립투스를 그려보았어요.
선생님께서는 칭찬을 해주셨지만, 저에게는 부족한 부분만 보이니, 그림에게는 미안하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그림이 되었네요.
그날 이후 마음에 드는 그림을 만나기 위해 1일 1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상황은 아이들 케어로 그림에만 쭉 집중할 수 없기에 엉덩이를 꾹 붙일 수 없고 계속 일어났다가 앉아 잠시 그렸다 해야 했지요. 그냥 다음 주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면 될 텐데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맙니다. 어쩌면 그림을 그리며 얻는 평안함이 계속 붓을 잡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장미 그림도 마음에 들지 않고, 색도 마음에 닿지 않습니다.
다시 그려본 유칼립투스도 몇 프로가 부족해 보입니다.
오늘 설레는 하늘 아래서 하늘을 보며 그린 수국 역시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아 뾰족해집니다.
도대체 왜 뾰족한지! 스스로에게 질문합니다.
그러다가 무엇이 문제인지 발견하게 됩니다.
저에게는 붓을 잡은 시간이 부족했고, 그것은 단기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리고 제 급한 성격이 차분해야 하는 수채화 그림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요.
그리고 제가 추구하는 수채화의 스타일을 알게 됩니다.
저는 흰색의 부분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퍼지는 느낌, 즉 물감과 물이 번지는 몽환적 느낌을 추구하면서 디테일이 살아 있는 그림을 원했더라고요.
즉, 초고수가 되어야 하는 스타일을 원하고 있었네요.
기준이 높은 제가 그 수준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그리고 그려도 맘에 들지 않고, 몇 프로 부족한 그림을 껴안고 고뇌하며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과정을 몇백 번 경험해야겠죠
오히려 그렇게 마음을 먹으니 편안합니다.
원하는 경지까지 가기 위한 연습의 시간이라 마음을 먹으니, 붓을 들기가 두렵지 않네요. 물론 종이가 너무나도 아까울테지만요. 수채화 종이 가격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연습을 하다 하다 보면 분명 원하는 느낌을 찾을 것만 같은 저의 느낌이 있습니다.
그날의 기쁨을 꼭 글로 남길게요!
수채화 9회 차 왕초보의 알아차림은 바로 기준이 높은 저는 스스로를 힘들게 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단점이자 장점이라는 것을요.
기준이 높다는 것은 목표점이 높다는 거니, 그곳에 도달하기까지 힘은 들지만 참고 가볼것 같아요.
언젠가는 그 지점에 닿을 것이란게 장점이겠지만,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낮은 점수를 주며 힘들게 할것이라는 것이 단점!
수업에 제 성향이 적용이 되었을때, 아이들의 결과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수업을 이끌어감은 큰 장점이 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육아를 할때 우리 아이들에게 기준이 높다보니, 계속해서 잔소리를 … 저의 삶에서 ‘기준’ 이라는 것이 여러가지로 영향을 주네요.
여러분의 기준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