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된 첫해

초임교사 시절

by 심횬




임용고시 시험에 합격한 날,

이른 아침 모니터에 떠 있던 합격자 명단 속 내 이름,

엄마와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던 그날,

치열했던 1년간의 임용 준비 시간들이 스쳐가며

그 힘든 시간들마저 아름답게 만들어버린 그날,

나는 교사가 되었다.


2004년 3월, 지금 생각해보면 교사로서의 내 삶을

이끌어 줄 롤모델 하나 없이 참 용감하게 시작을 했다.

아이들 앞에 서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어느 날은 마음에 돌을 얹어 교실문을 열었다.

교사가 되었다는 기쁨은 가득한데

껍데기만 교사인 기분이었다.

알맹이를 어떻게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조차도

알지 못하는 초보 교사였다.


첫해는 학교의 배려로 담임배정에서 제외되어

업무를 배우며 수업 준비에 힘을 쓸 수 있었지만,

교실 안에서는 젊은 초임 여교사였던 나에게

몇몇 아이들(여학교)은 기선제압이라도 하듯,

냉소적인 태도와 표정을 건네었고

어느 날은 마음을 후벼 파는 못된 말들을 꺼내었다.

아이들과의 기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선생님에게 반짝거리는 눈빛을 건네는

예쁜 아이들이 훨씬 더 많았지만

그때는 왜 불편한 아이들의 존재가

더 크게 느껴진 건지..

말 한마디가 조심스럽고

말의 기술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수업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아이들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 건지,

또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 건지 막막하고 두려웠다.


숨고 싶었지만 애써 자신 있는 척을 했던 그해,

지금 생각하면 참 풋풋하고 그 또한 아름다운

기억의 한 조각이지만, 그 당시 나는 심각했다.

울컥해서 눈시울이 빨개지며 머리끝까지 열기가

오르는 것을 교실 안에서 겨우 참고

화장실로 달려갔던 순간도 여러 번이었다.


그 당시 고3이었던 아이들의 짓궂은

기싸움에 나는 이겼을까?


문득 생각나는 그 시절의 나를 만난다.

방황했지만, 숨고 싶었지만, 안 그런 척했던

그때의 나를 만난다.


18년 차에 접어든 내가

도움을 받을 사람이 없었던

초임교사 시절 나에게 해줄 말이 있나 보다




“먹먹하게 교실 안에서 울컥했던 순간을

외면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참 잘한 거야”


“막막한 두려움을 이겨내려고 마음먹은 것,

그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야”


“그 해는 아이들과 잘 만나고 싶어 했던

네 마음이 중요한 거였어”


“그게 최선이었어”


“잘했어”



그 시절의 아이들이 보고싶다.

싸이월드 속 남아있는 첫 연구수업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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