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잘하고 싶었어요.

오늘 수업도 망했어.

by 심횬

수업이 주는 기쁨, 수업의 만족감은 교사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그런데 수업은 잘해도 어렵고 보통은 망했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늘 수업은 어렵다.

좋은 수업을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고, 보통은 쏟은 시간보다 잘 되지 못했다고 생각되는 날들이 많다. 교사의 삶에서 수업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 걸 알고 있는데, 잘하고 싶은데 도무지 왜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건지 모르겠다.


'교직 3년차였던 2006년 3월 어느 날... 나의 일기장

분명 교재 연구를 열심히 하고, 활동지들도 꽉 차게 만들어 교실에 들어갔는데 만족스럽지 못하다. 뭔지 모르겠지만 늘 가슴 한켠이 채워지지 않고 매일 하루살이로 수업 준비를 하면서 아등바등하는 내가 싫다. 벌써 3년차인데 수업에 자신이 없다. 자괴감이 들 때도 많고 교사로서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 잘하고는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완벽하고 싶은데 늘 빈틈 투성이인 내가 싫다. 수업을 하기 위해 교실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다.


'학생들에게 나는 어떤 교사일까?' 2008년 7월 어느 날... 나의 일기장

학생들에게 나는 어떤 교사일까? 제대로 수업을 하고 있을까? 수업시간에 그저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 시간을 보내는 것만 같고 계속해서 나는 수업이 목마르다.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고 결과물도 괜찮은 편인데 몇% 가 부족한 느낌이 계속해서 나를 괴롭힌다. 가슴 한켠이 먹먹하다. 수업을 매우 잘하는 교사이고 싶은데 나는 지금 잘하는척하는 교사이다.


'긴 육아휴직이 지나고 복직을 앞둔 어느 날' 2019년 2월 어느날…나의 일기장

복직을 한다니 너무 설레고 기쁘다. 엄마로 불리던 내가 다시 내 이름을 찾게 되어 의욕이 충만하지만 두려움도 크다. 바로 수업에 대한 두려움이다.

긴 세월 동안 교육과정이 바뀌었고 새로운 교육 관련 용어들이 생소하기만 하다. 아이들 한 명 한 명 모두 누군가에게는 소중하고 소중한 딸 들일 텐데.. 나는 그 아이들과 어떻게 마주해야 할까? 어쩌면 한 아이의 인생을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 사람이 교사일 텐데... 나는 정말 중요하고 무거운 사명을 가지고 교사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운명론적 사고를 가지며 책임감을 크게 느낀다. 긴 육아휴직의 시간들은 나를 다른 교사로 만들었다. 교사 안에 엄마의 마음이 덧입혀지며 나는 진짜 교사가 되어 복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무엇부터 시작해야할까? 수업이 가장 큰 고민이다.


지나간 일기장들을 보며

‘교사로서 나는 고군분투 했구나’,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한채 방황을 했구나’

마음이 쓰리고 아프다.


'2019년 3월 수업 알아차림과 만나다'

우연한 기회로 수업과성장연구소의 수업알아차림 기본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우연은 교사로서의 내 삶을 명쾌하고 흔들리지 않게 해주었다.


내 수업안에 충분히 머무르며, 내 수업에 대한 따뜻한 공감적 시선을 느끼며, 수업의 지향점을 알아차리는 과정은 마치 마법과도 같다.


수업이 어렵기만 하고 두려웠던 이유는 사실 어쩌면 과중한 업무에 끼여서 내 수업을 찬찬히 살펴보거나, 마주하지 못한 이유인지도 모른다.


수업 안의 교사 자신을 바라보기, 수업의 고민이 무엇이였는지 알게되기,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내 수업의 지향점을 알게 된 것은 수업 알아차림 대화 덕분이었다.


수업 촬영 영상을 함께 보며 모둠 선생님은 공감을 담은 질문을 해주었고 내 수업에 한참을 머무르며 나는 내 수업의 지향점을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수업을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알아차리게 된 수업은 내 수업의 지향점과 문제점, 해결점을 나를 존중하며 알게해주어 그동안 느꼈던 빈틈을 꽉꽉 따뜻하게 채워주었다.


그리고 내가 많이 노력하고 있었구나, 내 수업에서도 장점이 있었구나를 선생님들의 공감적 질문을 통해 발견하게 되면서 교사로서의 자존감도 올라갔다.


그 이전에는 나를 탓했다면 이제는 내가 원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괜찮다고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토닥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함께 경험하게 된 수업코칭 활동을 통해 다른 수업자의 알아차림을 도우고 나와 똑같이 알아차림을 경험하는 마법 같은 순간이 되면 그 어떤 보람보다 더 크고 갚진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수업자의 고민을 명료화시키고 고민의 해결점을 스스로 알아가게 하는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벅차다. 수업 알아차림 과정을 통해 교사로 바로 설 수 있는 힘을 얻고 회복하고 나를 지지할 수 있었다.


수업알아차림을 위해 수업자의 영상을 함께봅니다


내 수업을 스스로 마주하고 스스로 알아차리게 되는 과정, 배경에 숨어 있던 나의 수업의 고민과 지향점이 전경으로 두둥실 떠오르는 경험을 많은 선생님들과 나누고 싶다.


교사의 가슴 한켠의 무거운 짐은, 수업이었다.

많은 선생님들이 수업 때문에 자책하고 힘들어한다.

그것은 한 명의 교사가 많은 아이들의 인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명의 교사가 많은 아이들을 살릴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을 만나는 가장 많은 시간은 수업이다.

즉, 교사의 본질은 수업이다.

완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잠시 나를 들여다보자.

소박하고 과하지 않은 일상적인 열정이면 된다.

그 열정으로 찬찬히 바라보자, 나는 어떤 수업을 하고 싶은가? 나는 어떤 교사이고 싶은가?


수업 알아차림 과정을 경험한 나는 내 수업의 지향점이 아이들이 수업을 자신의 삶과 연결하고 스스로 몰입하는 수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삶과 연계된 수업의 주제로 프로젝트 활동을 기획하였고, 몰입을 위한 동기유발과 피드백에 힘을 쏟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점점 빈 여백이 채워지고 있다.


수업이 힘들고, 어렵고, 두렵다.라는 생각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수업을 잘하고 싶다.라는 마음만 있다면 그것이 수업의 성장을 이끄는 시작이 될 것이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바로 수업에 대한 열정이다.


#수업#수업알아차림#동기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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