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언어로 세상과 소통하는 디자인

디자인을 처음 만나는 아이들과, 디자인을 생각하기

by 심횬

아이들을 수업 속으로 퐁당 빠뜨리기 위한 첫 시간 3시간은 나에게 가장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라 공을 들이고 또 들인다. 교사의 수업의 지향점을 전하고 수업의 방향을 전달하는 중요한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내가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반응은 '와! 선생님께서 이걸 알려주려고 하셨던 거구나'였다. 울림을 주는 경험을 통한 깊은 이해를 목표로 세 시간을 꽉 채우는 수업을 디자인하였다.

그래서 기획한 <나무야, 나무야 in design>, 프로젝트 수업 연수를 통해 알게 된 경기도에 계신 미술 선생님의 수업내용을 참고하여 시각언어와 소통을 주제로 3시간의 오리엔테이션을 준비하였다.


<나무야 나무야 출처. 유지연 선생님>

1차시는 배움 열기, 체험 표현활동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활동을 진행하였다.


[체험 표현활동]-종이 나무오리기

1. A4 용지를 4 등분하여 작은 종이 4장을 만든다.

2. 제시된 단어에 대한 이미지를 스케치 없이 가위로 오린다.

<지도유의점>

① 제시된 단어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는다.

② 직관적으로 떠오른 이미지를 표현하도록 유도한다.(단어에 대한 편견이 생기지 않도록)이미지를 다 오리면 앞면에 학번과 이름을 쓰고 칠판에 붙인다.

<순서>

① 4명씩 모둠을 임의로 나누고 칠판을 모둠 수만큼 나누어 해당 모둠 숫자를 표시한다.

② 모둠원의 첫 번째 이미지를 가로로 적당한 간격을 두어 테이프로 붙인다.

③ 제시어마다 표현하여 만들어진 이미지를 자신의 첫 번째 이미지 아래에 세로로 붙인다.

(TIP. 봄나무 다음 나무는 무엇인 것 같아? 질문 던져보기, 보통 계절이야기를 많이 한다. 절대로 아무 말도 내뱉지 않도록 한다. 주변 영향을 안 받게 하기 위함. 조용하게, 질문을 받지 않는다. 스케치하지 않게 한다.)

(TIP. 활동 후 우리는 소통을 한다고 말하지만 과연 소통하고 있었을까? 제대로 소통하고 받아들이고 했을까? 나무라는 말로 알아들어도 서로 절대 똑같은 나무는 없다. 우리가 과연 똑같은 생각을 했을까?)




2차시는 활동에 대하여 사고를 확장하고 소통을 해보는 시간으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힘을 쏟았다. 왜냐하면 첫 시간이었기 때문에, 교사에게 잘 디자인 한 첫 시간이 주는 매리트는 아주 크다. 제시어를 듣고 떠오른 이미지를 그려보게 하고 그때 떠오른 생각을 글로 적어보도록 하였다. 그리고 모둠에서 돌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서로의 생각을 잘 나누었다. 그리고 특별하게 느낀 친구의 이야기에 대해 작성을 하게 하고 모둠별로 돌아가며 발표를 시켰다. 이때, 특별한 생각으로 뽑힌 친구의 어깨가 뿜 뿜 한다. 그다음 단계는 조금 심오하다. 문자(언어)와 시각적인 이미지는 어떤 관계가 있으며 왜 인식하는 과정에서 개념의 차이가 생길까? 그리고 우리가 매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하고 있는데 이때 시각언어(디자인) 은 왜 필요하며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이유는 무엇일까? 모둠에서 토의를 통해 내용을 정리하여 발표하도록 하였다. 인식과 표현의 차이, 그리고 시각언어의 가치와 역할에 대하여 아이들은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생각을 멋지게 그려냈다.

특히 발표를 할 때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가 멋진 제스처로 발표를 너무 잘해 모두들 깜짝 놀라기도 했다. 이렇듯 다양한 수업활동 안에서는 아이들의 숨겨진 재능을 보석처럼 발견하기도 한다.

이렇게 스스로의 힘으로 시각언어로서의 디자인이 가지는 의미와 역할을 이해하며 스스로 알아차려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활동이 남았다.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관계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며 첫 시간 관계 속의 나, 사회 속의 나를 들여다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잘 소통하는 디자이너가 되기 위하여 꼭 필요한 조건이며, 수업을 이끌어갈 교사인 나의 수업의 지향점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거미줄처럼 복잡해지는 실은 우리의 관계를 뜻한다고 알려주며 활동 후에는 털실을 던지기 전 우리는 어떤 행동을 했는지, 소통하려고 애를 썼는지, 누구에게 가장 많은 털실을 던졌는지, 털실을 던지면서 상대방과 아이컨텍을 했는지 등을 물었다. 처음의 설렘과 긴장, 그리고 지루하거나 귀찮다고 느끼는 순간까지 그 시간도 포함해서 모든 순간들이 우리의 관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것을 전하며 내 수업의 지향점 또한 소통하며 관계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라고 전달했다. 아마 그냥 말로만 지나가는 수업의 지향점 이야기보다 아이들에게 훨씬 크게 와닿았을 것이다.

1. 작은 털실이 아주 큰 만다라 형태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우리 중 누구도 역할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2. 너무 당기면 아프고 너무 느슨하면 형태의 완성이 어렵다.
3. 적당한 거리가 늘 존재해야 털실로 만든 관계망 형태가 보인다. 때로는 내가 모르는 타인에게도 용기를 내야 한다.
4. 중간에 단 한 사람이라도 쥐고 있는 털실 꾸러미를 놓으면 모든 형태가 풀려버린다.
5. 어쩌면 우리는 이 모든 요소들을 관계를 위해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던 게 아닐까?

우리가 만든 털실 원안으로 들어가 누워도 보며 나의 마음이 어떤지 생각해보는 활동을 마지막으로 아이들에게 수업에서 느낀 점과 소감을 구글 설문지를 통해 받아보았다.

이런 게 수업의 힘이자, 의욕 불끈 비타민일 거다. 연수를 통해 배운 활동들을 내 나름대로 잘 디자인을 해서

세 시간을 꽉 차게 깨달음이 있는 활동을 만들어 함께 해보았다. 왠지 내가 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은 느낌은 뭘까? 어쩌면 이런 것이 나의 열정의 원천일지도 모른다. 마음이 꽉 차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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