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원한 환자의 자리로 등이 기역자로 굽은 백발의 할머니가 겨우 걸어 들어오신다.
할머니의 뒤에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가 간호사의
이끔에 의해 들어오신다.
그동안 한 번도 건강검진을 받지 못해 뒤늦게 발견된 할아버지의 암세포, 그리고… 보호자인 할머니.
가슴이 먹먹해진다. 할머니께 쑥설기를 내밀었다.
반가워하시는 할머니의 눈빛에 두려움이 서려있다.
누군가가 이야기했다.
“국가에서 암환자들에게 지원을 많이 해줘요 “
“돈 걱정 하지 말아요 할머니“
할머니의 표정이 밝아지고 눈빛에 서려 있던 두려움이 가셨다.
삶의 기나긴 여정의 막바지에 들어선 할아버지의 곁에 그래도 할머니가 계셔서 다행이다.
오늘 밤도 불편한 자리에서 구부정한 등을 펴지 못한 채 선 잠을 주무실 할머니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오늘 밤도 그 할머니를 옆 눈으로 지켜보며, ‘내 탓이요, 내 탓이요’ 하실 할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려본다.
그리고 삶이 가진 무게의 안쓰러움과 순간이 주는 작은 행복의 의미를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