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맛과 꿀 맛 중 어떤게 더 맛있을까요?

아이의 추억

by 심횬

마당에 핀 진달래꽃, 아직은 꽃망울이 많다.


우리 아이들은 발도르프 유치원에서 자연과 함께

아주 어린 유년시절을 보냈다.


자연에서 하루 종일 뛰어놀고, 자연과 뒹굴며 계절의 온도와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힘을 키웠다.

자연에서 찾은 재료들로 만들기를 하고 자연이 주는 먹거리들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표현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스스로 느끼며 계절에 감사하고 흙냄새, 벌레소리, 바람의 감촉, 새의 지저귐이 낯설지 않고 일상의 자연스러운 영역으로 받아들이며 몸도 마음도 넓고 크게 자랐다.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사실 내가 유치원에서 보낸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오며 가며 보이는 모습들, 아이들의 이야기, 선생님들의 이야기로 추측할 뿐이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세 아이들이 유치원을 매우 그리워하고 따뜻하게 느낌으로 남아 있다는 것은 나의 추측이 정확성이 높다는 것일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는 발도로프의 교육 철학을 사랑한다.

발도르프 유치원은 호흡을 따라 들숨과 날숨의 활동의 순서로 하루 일과가 이루어진다.
이때, 아이들이 가장 안정되고 편안함을 만난다고 한다.

어려서 잘 놀았던 아이가 성인이 되어 사회 속에서 건강하게 살아간다고 한다.

바깥놀이는 풀, 나무, 잔디, 작은 동산, 다양한 재질의 바닥 블록이 있는 산책길로 꾸며져, 아이들은 흙을 밝으며, 나뭇가지를 들고 땅을 파기도 하며 바깥놀이를 한다.

발도르프 유치원 아이들의 놀이에는
자유로운 모방과 상상력이 꽃 피고 있다.

아이들은 정말 열심히 뛰어놀고, 신나게 흙을 파고, 최선을 다해 흙 요리를 만들곤 했다.


아직도 모래만 보면 거부감 없이 뛰어들어 모래 한 줌을 장난감 삼아 잘 노는 걸 보면 그 시절 모래의 감촉이 꽤나 포근했나 보다.


해마다 봄의 어느 날이 되면 한 옥타브가 높아진 목소리로 한껏 들떠 아이들이 이야기를 했다.

“엄마, 진달래 화전 진짜 맛있어”, “나 진짜 많이 먹었다~”, “내가 딴 진달래꽃으로 만든 거야”

그 이야기를 들을 때면 진달래 화전의 맛이 입 끝에 맴돌며 나도 모르게 침을 삼키곤 했다.

그런데 진달래를 따러 직접 산에 갈 수 없으니 엄마인 나는 그 맛을 상상만 할 뿐 직접 만들 엄두를 못 냈다.

어떤맛일까? 내가 상상하는 맛이 맞을까? 궁금했지만 또 다른 계절이 올때쯤 잊혀졌다.


그런데 올봄, 마당을 지나가는데 내 눈앞에 진달래꽃이 떡하니 피고 있다. 매년 피었을 텐데 올해 쉼을 가지며 그제야 보인다.


“엄마, 진달래 화전 ! 그거 꼭 해줘야해~ 진짜 그거 맛있거든” 막내의 환호에 찬 목소리가 귀 끝을 간지럽힌다. 덩달아 기분이 좋다.


꽃망울들이 다 피면 아이들과 노릇노릇 진달래 화전을 구워볼 테다. 아이들에겐 추억의 맛, 나에겐 꿀맛이겠지.


한가득구워 소쿠리 담아 유치원 선생님을 찾아가

뵙고 싶다.


아이들의 마음에 단단하고 흔들지 않는 중심을

만들어준 곳, 바른길로 이끄는 어린 유년시절의 기억

새싹발트유치원에 감사하며.



몇일 뒤 꽃이 만개하고 막내아들과 찹쌀가루로

익반죽을 한 뒤 진달래를 반죽한 동그라미 갯수대로

꽃을 따서 드디어 진달래 화전을 구웠다.

봄은 참 먹음직스럽구나


진달래화전을 먹으며 봄기운을 가득 담아본다.


아이들이게는 추억의 맛!

역시나 나에겐 꿀맛!


어떤맛이 더 맛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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