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형이구나

첫째의 무게 -실내화 사건

by 심횬



첫째아들은 맏이의 무게를 경험했다.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아침 걷기를 하기 위에 길을 나섰다.


전화가 울린다. 올해 5학년이 된 큰아들이다.

전화가 받기 전에 끊겨 다시 통화를

시도하니 받지 않는다.


별일이 있으려나 싶어

한 시간 아침 걷기를 시작했다.


하교 후에 막내가 나에게 이야기를 한다.

“엄마, 내가 실내화를 안 가져갔었어”


“뭐!, 그래서 어떻게 했어?”

“불편했겠다”


“아니! 형아가 형아 꺼 줬는데”


“응!!?”

“그럼 형아는?”




초등학교 1학년인 막내는 교실에서 양말만 신고

생활을 하기 때문에 얼마 전 선생님께서도

실내화를 혹시 깜박하더라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알림장을 보내오셨다.


그런데 고학년인 형아는 다르다.

활동적이어서, 쉬는 시간 내내

친구들과 뛰어다녀야 했을 텐데


그 불편함을 어찌 감수했을까?


순간 마음이 짠해진다.


이런 게 형의 마음이구나.

집에서는 동생 놀리는 재미에

매일 투닥거리는데


선뜻 실내화 가방을 동생에게 내어준

그 마음이 대견하고 예뻐

엄마의 마음이

뭉글뭉글해진다.


무슨 일인지 알지 못하는 막내에게

형의 마음을 알려주니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그동안 알 수 없었던 형의 마음의 깊이는

위기 상황에는 고민하지 않고

동생을 위하는 행동으로 보인다


그 마음이 모든 가족에게

봄날처럼 다가왔다.


한편으로는

삶을 살아가면서

더욱 무거워 질 맏이라는

자리의 무게가 떠올라

마음이 짠하다.


세상의 모든 첫째들은

태어난 순번에 의해 자연스럽게

그만큼의 무게가 더해진다.


형이라서, 언니라서

원하지 않아도 더 잘하기를 기대 받는다.

모범이 되기를 바라고 주변의 기대가 높으니,

스스로도 잘해야한다는 마음이 크다.


세상은 변했지만

없어지지 않는 첫째의 무게이다.


오늘 우리 형아는

자연스럽게

그 무게의 역할을 해낸것이다.


새까맣게 변한 양말이 형의

오늘 하루를 말해주었다.


'힘들었지만 뿌듯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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