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다른 엄마

엄마라는 존재의 커다람

by 심횬



마음을 돌아보게 되고, 느리고 느리게 걷는 연습 중

올해는 나에게 온 큰 선물이자, 아이들에게도 기쁨이 되어 주고 있다.


학교의 변화를 마음속으로 갈망하며, 정말 많은 일들을 해낸 지난 3년을 돌이켜보니, ‘엄마’를 그리움으로 느꼈을 나의 세 아이들이 떠올라 마음이 쓰린다.


아직도 엄마가 옆에서 만져주고 안아주어야

편안하게 잠드는 첫째 아이가 잠들기 전 이야기를 건넨다.

시종일관 방긋방긋한 표정으로 재잘재잘 나에게 이야기를 한다.

“엄마, 작년하고 진짜 다른 게 있어”
“뭔데?”

“뭔지 알아? 그건 작년엔 엄마가 저녁에 일하느라 휴대폰을 했는데, 지금은 엄마가 휴대폰으로 셀카도 찍고 놀 수 있다는 거야”

“엄마가 게을러졌어, 하하하”

“뭐! 게을러졌다니~”
“그래서 어때? 좋아 좋아 좋아?”

워킹맘에서 벗어난 지 50일째, 아이가 건네는 기쁨의 표현이었다.


아이의 겨드랑이를 간질간질하니 깔깔 웃어대는데

왠지 마음이 짠하다.

작년에 아이는 엄마를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아이의 말처럼 가장 크게 달라진 건 나였다.

작년까지는 퇴근 후 저녁시간이 되면 늘 바빴다.

아이들 저녁을 준비하고 먹이고 치우고 집 정리를 하고, 학교에서 일을 다 못 끝내고 오는 경우가 많아 집안일을 하고 나면 노트북을 켜 업무를 하거나, 수업 준비를 해야 했다. 아이들 학습을 봐준다던가, 놀아줄 짬이 생길 수가 없었다. 아이들은 바쁜 엄마가 동동거리며 뛰어다니는 모습을 봐야 했고, 언제나 그 엄마는 안절부절, 예민한 모습으로 날카로웠을 것이다. 나는 늘 빨리빨리를 입에 달고 지냈을 거다.


워킹맘에서 벗어나서 50일째쯤 되니, 이제 엄마로서 안정기에 돌입되었다. 저녁시간에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의 학습 정도를 파악하고 있고 아직은 습관이 완전하진 않지만 학습습관에도 많이 신경을 쓰고 있다.


엄마가 차분해지고 편안해지니 아이들이 달라지고 있다. 사춘기가 스물스물 시작되는 나이인데 그 시작이 늦춰지고 있다. 엄마가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게 되니,

엄마와 대화를 하느라 사춘기가 끼어들 틈이 없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스킨십과 표현이 작년보다 많이 늘고 진심을 담으니

아이들이 자기를 더 많이 보여준다. 언어와 행동이 달라지고 편안해졌다.


아이들이게 엄마의 존재는 큰 바위와 같은 것이었다. 바위 아래 피어 있는 내 소중한 꽃들이 드디어

올해 꽃을 피운다. 그래 그런 느낌이다.


여기서 나는 올해가 지나 내년에는 또다시 엄마의 뒷모습만 하염없이 바라봐야 하는 상황에 대한 걱정과

고민을 하게 된다.


워킹맘으로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떤 마음으로 맞추어야 할까?


아직 긴 시간이 남았지만 나는 미리 내년을 준비하려고 한다.


일에 빠져지내며 교육의 변화를 꿈꾸던

내 삶의 가치관을 잘 다듬고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어

어느 쪽에도 뒷모습만을 보이지 않는

현명한 삶을 꿈꾼다.


수업사진만 그득하던 휴대폰 사진첩에

이제 아이들 사진이 가득하다.



나무타는 아이들과 함께
저녁운동시간도 함께
딸이 찍은 엄마의 평일



keyword
이전 16화주말은 왜 2일뿐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