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참 밥이 달아요.
몸무게는 이미 예상했던 걸 초과했거든요.
밥이 달다는 말은 그래서 긍정의 의미가 아니랍니다.
밥이 달다는 주제로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건
밥을 달지 않게 느끼기 위해서예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죠.
지금 저희 상태를 체크하기 위함이죠.
다른 것도 아니고 글을 쓰면서 어떻게 할 수 있냐고요?
에세이를 쓰며 알게 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지금의 마음상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깊숙한 마음 상태를 알아차리게 합니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지금 저는 왜 밥이 달까요?
평소 아침식사 하지 않습니다. 아침에는 아이들
셋, 밥을 준비해서 먹이고 학교를 보냈는데요.
요즘은 그 식탁에 제 수저도 올립니다.
꼬박꼬박 아침을 먹는다는 이야기죠.
그러면 점심은 어떨까요?
학교 급식이 너무 잘 나옵니다. 행운인 거죠.
자유 배식이기 때문에 조금만 제 배식판에
덜면 되는데 그게 잘 안 됩니다.
급식을 먹으며 저는 마음을 먹죠.
오늘 저녁은 절대 먹지 않겠다.
하지만 퇴근을 해서 저녁식사 준비를 하며
반찬을 안주 삼아 맥주 한 캔을 따는 저를 발견합니다. 3월, 4월, 개학하고 두 달이 지났는데요.
머릿속으로 생각할 일들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들을 실제로 현실에 풀어놓습니다.
그것에 에너지가 많이 쏟아져 힘이 드나 싶기도 합니다. 지금도 하얀 밥에 짭조름만 반찬이 올라간 걸
상상하면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예전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말이죠.
명확하게 그 이유를 알고 싶습니다.
기력이 보충되어야 하는 걸까요?
아니면 어딘가 허한 걸까요?
중년의 나이에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은 적입니다. 건강에 좋지 않음은 물론이거니와
보통 몸의 중심부터 살이 찌니 이, 삼 킬로만 불어도
옷태가 나지 않습니다.
어젯밤 서울 출장을 다녀온 남편이 줄 서서 먹는다는 가게의 소금 빵을 사가지고 왔습니다.
출근하는 길 제 옆좌석에는 그 소금 빵과 커피 원두가 들려 있네요. 그러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소금 빵을 한입 베어물 생각을 하니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입의 욕심을 이제 손이 제어할 수가 없네요.
그리고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것은 제 마음입니다.
그리고 더 자세히 보니, 몇 해전 큰 근심거리로 삼일을
먹지 못했던 날이 보입니다. 문제는 마음이었습니다.
지금 제 마음은 편한가 봅니다.
여전히 틈이 없이 바쁘고 시간을 일로 꽉 채워
보내지만, 저는 지금 행복한가 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하고 있거든요.
아이 셋, 집안일에 퇴근 후 혼자 조용히 몰입을 위한
시간을 온전히 쓰지는 못하지만,
결핍에서 집중능력치는 커집니다.
밥이 달다. 그것은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 때문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