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습도가 높지 않은데 흐린 날 있죠,
하늘을 만지면 고운 모래 느낌이 날 것 같은 날
귀 끝에 닿는 아침 바람이 아직 시리고
따끈따끈 이불속이 그리운 그런 날이 오늘이었어요
커피
커피가 더 잘 어울리는 날이었지요
한 모금 입에 머금은 커피의 향이 더 진하게 느껴지고
우유 거품의 부드러움이 마치 흐린 날의 공기같이
느껴져 온 감각으로 그 순간을 채운 날
하필 그 순간,
고흐
눈앞에 고흐 작품집이 있었네요
고흐의 삶에 대한 연민이
작품에 더욱 집중하게 만듭니다.
찬찬히 그리고 천천히 바라본 작품들에
어쩌면 이렇게 내면이 잘 드러나 있을까요?
거친 선과 과감한 색의 표현
고흐의 영혼을 그대로 담아 놓은 듯한
작품들에 또 한 번 푹 빠져 봅니다
흐린 날이어서, 커피와 함께라서
더 촘촘히
그의 색채에 ,
붓의 터치에 빠져봅니다.
그림은 내면의 영혼을 표현하는 것,
글쓰기도 내면을 꺼내어 표현하는 것,
수업도 수업자의 내면을 담아 전달하는 것,
모두 다 예술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