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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출근 마지막 날

by 심횬 Jan 06.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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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출근날이라 함은 아이들도 등교를 하는 날을 일컫는다. 공식 출근 마지막 날, 2월 개학이 없어지면서 1월 첫째 주 학년 업무를 마무리하는 학교가 많아졌다.

이곳 여기도 그랬다. 정신없이 학년말 업무로 학교는 혼미했다. 그리고 나는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수석 교사 자격연수로 인해  3일 먼저 방학에 들어갔다,


교사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학년 말 폭풍 같은 업무들, 12월 말부터 매시간 그것을 마무리하느라 정말 쉴 틈 없이, 조금 과장하여 숨 쉴 틈 없이 학교일을 테트리스 게임하듯 해냈다. 잘못 쌓는 순간 끝나버리는 게임이었다. 최대한 속도는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오차 없이 시간을 계획하여 썼다. 그리고 그런 나에게 폭풍 칭찬을 해주었다. 내가 나에게 하는 칭찬이 가장 달콤한 법, 비록 체력은 비루해졌지만, 괜찮다.


신규 첫 발령지, 그리고 2019년 또다시 머물게 된 이곳에서 5년을 '난생처음', '도전'이란 단어들을 포개고 포개어 드디어 공식적인 첫 마지막 출근이다.


첫 발령 지에서 동경하던 수석 교사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며 감사를 전하려 고심하여 예쁜 떡 케이크를 준비했다. 그리고 마음을 담아 감사를 건네었다.


나아가야 할 길에 무엇이 있을지 두렵다. 하지만 내 나이쯤 되면 두렵다는 감정을 숨겨야 한다.


두려운 것을 두렵다고 말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한 나이.


언제나처럼 그것을 깨고 용감하게 자박자박 걸었던 것처럼 학교를 나서는 걸음도 그렇게 해 보려고 한다.  마지막은 끝이 아니다. 너무나도 식상한 말이 오늘은 내 마음에 콕 막힌다. 마지막은 새로운 시작이다.


마지막, 나 혼자 마지막날이었다. 학교는 아직 방학전이니 혼자 슬픔에 잠겨 지나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울컥했다. 그때 마침 부담임반의 담임 선생님께서 종례를 부탁하신 것이다. 종례…, 아무래도 불안했다.


“얘들아, 선생님이 졸업식을 보지 못해 너무 아쉬워. 졸업하고 사회 나가서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  순간 폭풍 눈물이 쏟아졌다. 참으려 하면 이상하게 눈이 더 빨개지는 그런 민망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순간 말수가 적고 조용하고 착하기만 했던 한 친구와 눈이 마주쳤고, 그 친구의 빨갛게 번진 눈을 발견했다. 눈빛으로 우린 이야기했다.


"고마웠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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