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독감보다 훨씬 아픕니다

첫째 날부터 격리 해제까지

by 심횬
너무 희미했지만 저것도 양성


희미한 저 줄도 양성이었다. 신속항원을 하니 선명한 두줄로 나는 확진 판정을 받고 방에 격리가 되었다.


세 아이의 엄마가 확진이라니, 이건 보통 큰일이 아니다. 뭘 어찌 격리를 하고, 어떤 플랜을 세워야 할지 막막했다. 지금도 사실 막막하다. 아이들의 스케줄을 체크하고 집으로 오시는 선생님들께 연락을 해서 일주일간 쉬기로 했다. 신나게 기뻐할 아이들의 모습이 선하다.


주변에 확진자가 속출하면서도 무사했기에, 올해 2월에 심하게 몸살감기가 왔던 그때, 코로나가 살짝 다녀간 게 아녔을까? 내심 그렇게 생각했다. 코로나에 확진되면 좀 더 자유로워질 거니 걸려도 나쁠 거 없겠다는 바보 같은 생각도 했다. 아직 모두 다 알지 못하는 후유증에 대한 무서움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며칠째, 뒷목이 살짝 뻐근하면서 몸살기가 느껴져 심 상찮은게 시작되려는 듯했다. 전날 운동을 많이 한 것처럼 근육통도 느껴졌었다. 며칠 전 열심히 목공 작업을 하고 캠핑 의자를 뚝딱 만들었기에, 그것 때문인가 했다. 그날 바이러스 침투가 된 것 같긴 하다.

이날 바이러스 침투 한듯

오늘 아침, 본격적으로 목이 붓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온몸이 너무 아프고, 열감이 있다. 기침도 난다. 코도 부은 느낌이다. 왠지 심상찮다. 마스크를 쓰고 아침 준비를 하고 자가 키트 검사를 했다. 음성이 나왔다. 몸이 너무 아파 누워서 열을 재니 38.2도,

왠지 이상한 느낌에 다시 자가 키트를, 이번엔 콧속으로 면봉을 더 깊이 넣어했다. 한 줄이 먼저 나오고 희미하게 한 줄이 보인다. 보일 듯 말 듯하다가 시간이 지나니 점점 진해진다. ‘


'내가 코로나 확진이라고!?’


아이들은 이미 등교를 했고, 다른 방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를 해 마스크를 쓰라고 한 뒤 나의 물건들을 주섬주섬해서 격리 방으로 들어갔다.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타이레놀부터 한 알 먹었다.


집 가까운 병원이 신속항원을 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전화를 했다. 자가 키트 양성이면 신속항원검사만 하고 약을 처방받으면 된다고 했다. 서둘러 병원으로 가니, 나 같은 환자들이 수두룩이다. 콧속으로 훅 찌른 검사에 코끝이 찡함을 느끼며 힘없이 대기를 했다.


양성이네요. 7일간 격리해야 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 해제됩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OO병원과 OO병원에 예약을 하고 방문해야 합니다.


목도 까끌까끌하고 부은 느낌에 기침이 한 번씩 난다.

가장 불편한 건 근육통과 열감, 열이 내려갈 땐 식은땀이 많이 나고 다시 열이 오르기를 반복한다. 힘이 없고

축 쳐진다. 증세는 감기몸살 때와 같은데, 목의 불편감이 살짝 다른 느낌이다. 결론적으로 많이 아프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지나 문자가 왔다.

확진통보문자


나의 바람은 나의 아픔이 몇 날 며칠이 가도 좋으니

가족들은 코로나로부터 안전하게 잘 지나가는 것!


코로나로 아이들이 무사하다는 가정하에 7일간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아이들의 밥때를 걱정하고

빨래와 집안일을 무겁게 지켜봐야 하는 나는 현실 엄마다. 다른 어른의 몫이 되었지만 이 불편함은 몸이 아픈 것만큼의 짐이다. 아직 막내 응가는 엄마가 닦아 주어야 하고, 머리숱 많은 누나의 머리 감기도 도와야 하는데, 아이들에게 엄마가 없을 7일이 어떤 시간이 될지, 엄마의 확진은 무겁고도 무겁구나


2일째


밤새 고열로 끙끙거리다가 새벽녘에 겨우 타이레놀 한알을 넣어 몸을 진정시켰다. 응급실로 전화할 뻔,

온몸이 정말 부서지듯 아파서 열을 재니 39도, 격리생활을 책과 함께 하려고 했는데.. 책은 무슨! 내 몸하나 지탱하고 앉아 있기도 힘들어 밥 먹고 약 먹고 누워 있기를 반복하며 몸이 노인이 된듯한 기분이다.


점심때가 지나니 열이 내려 한결 근육통이 나아졌고 콧물이 시작되려는 조짐, 목이 살짝 까끌거리며 기침이 나고 온 몸에 힘은 여전히 없다. 날씨가 흐려서 비도 살짝 내린듯해 어제 같은 맑은 날 격리 방에 갇혀 있는 것보다는 훨씬 기분은 괜찮다. 이것도 한결 가벼워져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겠지, 기침 증세가 심해지고 있다. 코로나는 매일 다른 증세가 종합 선물세트처럼 온다던데 각오 단단히 하자


오늘도 역시나 가족들의 안녕을 기도한다. 제발 괜찮기를, 너무 아픈 코로나는 조심 또 조심해서 안 걸리는 게 최고더라


3일째


열은 일단 내리고, 등의 통증이 좀 더 심해져 계속되는데 마치 몸살 때의 느낌이다. 증상들을 보면 목이 찢어질 듯 아프다던데 나는 등이랑 팔 위쪽이 찢어질 듯 아프다. 필라테스를 할 때 평소 자세 때문에 몸의 축이 왼쪽으로 쏠렸다고 하던데.. 그것 때문인가? 왜, 코로나는 평소 좋지 않은 부분이 아프다고 하니까 그런 생각을 해본다.

목이 살짝 붓고 까슬한 느낌에 가래가 있고 기침이 나기 시작했다. 콧물과 함께, 릴레이 증상이 시작되는 듯하다. 물을 많이 마셔서인지 어젯밤엔 얼굴이 퉁퉁 부었었는데 아침이 되니 조금 가라앉은 상태이다. 그래도 열이 내리니 살만은 하다.


아이들 둘이 기침과 콧물 인후통을 호소해 자가 키트를 했는데 음성이다. 혹시 몰라 신속항원검사를 하고 등교를 하기로 했다. 엄마의 부주의로 코끝까지 찔러야 하는 검사를 두 아이가 하게 되었다. 이 미안함은

어쩔 수 없이 첫 번째 확진 가족이 느껴야 할 무게이다.

뭐든 다 좋으니, 아이들은 음성이기를...


두 아이의 신속항원 검사 결과는 '양성'이었다.

격리 방 봉인 해제, 아이들을 이틀 만에 안아볼 수 있었다. 막내는 음성이었지만 혼자 둘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쓰고 같이 생활하기로 하였다.


두 아이는 약속이나 한 듯 자리에 눕자마자 열이 39도를 찍고 약을 먹고 잠이 들었다.


4일째


아침에 일어나니 뼈마디가 아픈 관절통에 힘이 쭉 빠져 기력이 없다. 아이들의 열도 밤새 끓어 첫째 아이는

경기 증세도 있었고 낮이 되어도 정상체온으로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39도가 계속 넘다가 해열제 교차 복용을 하고 겨우 38도 중간쯤 되어도 컨디션이 살아나니 열에도 적응을 하나보다. 나는 코막힘과 기침, 몸살 증세가, 아이들은 고열과 인후통을 호소하며 우리는 낮에 계속 자고, 티브이를 보거나 게임을 하며 빨리 지나가는 하루 속에 있다. 막내는 아직 다행히 증세가 없고 키트도 음성, 같이 아픈 게 시간으로 따졌을 때 효율적이지만 내 몸 아프면서 아이들을 살펴야 하는 엄마의 상황에서는 좀 뒤에 오는 게 좋은 케이스인 것도 같다. 가장 더 좋은 건 우리 막내에게 코로나 슈퍼항체가 있는 것! 이겠지만


5일째

결국 막내는 양성이 되었다. 막내 슈퍼항체 설은 멀어져 갔다. 쌍둥이 두 아이는 컨디션이 훨씬 좋아졌지만, 두 줄이 보이고부터 우리 막내는 39도가 넘는 고열에 두통을 호소하고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나의 상태는 온전치가 않다. 힘이 없고, 독한 약 때문인지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5일째의 가장 큰 문제는 미각상실, 이게 이런 거였구나, 마치 입덧할 때처럼 이상한 느낌의 상태가 되었다. 음식을 생각하면 입이 메슥거린다. 몇 숟가락 넣고 나면 안 넘어가서 저녁엔 착즙 오렌지주스를 배달시켜보았다.

엄마들만 알 수 있는 거지만 입덧 상태인 입의 상태가 딱 맞는 표현이다.


6일째

미각이 이상해 진건 코로나 확진 이틀 뒤부터였다.

오늘까지도 돌아오지 않고 있고 마치 입안에 미원을

한 스푼 가득 머금고 있는 이상한 느낌이다.

아이들은 막내가 고열을 계속 유지하고 있고, 열이 싹 내려가지 않지만 컨디션은 다행히 괜찮아 보인다.

두 아이들은 목이 아프다고 하는데 정도가 많이 심한 것 같진 않다.


7일째-격리 마지막 날


미각이 이상해진 이 느낌은 계속 이어진다. 아무것도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고, 음식 생각을 하면 입안이 메슥거린다. 격리 7일째면 말짱해질 거라 생각했는데 피로감도 그대로고 가래가 생겨 목이 불편하다.

이렇게 격리를 끝내도 되는 건지 의심스럽다.

나의 격리는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세 아이들의 격리가 끝나는 날까지 4일이 더 남았다.


아이들의 상태는 다행히 양호하다.


이제 코로나 후유증 ‘롱 코비드’를 걱정하며, 100프로 회복을 위해 비타민, 운동, 건강식 3박자를 잘 지키고자 한다. 확진 후 증세가 개인차가 크고 큰 증세 없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우리 가족이 겪은 코로나는 온갖 증세가 종합세트로 나타났다. 거기다 코로나라는 것에 대한 심리적 두려움이 더해졌을지도 모른다. 이제 너무 가까워져 피해 가는 것이 쉽지 않지만 처음 마음으로 조심한다면 코로나를 경험하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가 나타나고 또 새로운 바이러스가 생겨나는 영화 같은 일상이 계속되겠지만, 그것을 예상해야함이 암울하지만 희망을 바래보자. 마스크 없이 공기를 온전히 느끼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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