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Oct. 2020
오늘은 코스메이트들과 meetup 첫날.
밋업을 아침 9시에 잡길래 영국애들은 그렇게 일찍 만나기도 하는 구나 싶었다. 사진 속에서 금발 덴마크인 Bbertam, 그 옆 핑크 후드의 브리티시 제이콥, 그리고 또다른 브리티시인 레이첼과 카페에서 이른 오전에 커피를 한잔했다. 리옹에서도 그랬는데 이상하게도 남자애들의 말은 여자보다 더 알아듣기 힘들다. 목소리가 낮아서 그런가. 오전부터 귀가 가뜩이나 열리지 않았는데 애들의 빠른 대화를 따라잡느라 힘들었다. 흑
커피를 한잔 하고 나선 모임의 목적이었던 Trevor Paglen 의 전시를 보기 위해 Pace Gallery 로
아 여기선 일본에서 쭉 살았으며 갤러리스트로 일했던 중국인 린카도 합류했다.
나도 아쉽다고 느낀 부분이 있는 전시였는데 우리 페이스의 제임스터렐 작품 보러가자 한 것 보면 다들 같은 마음인 것 같았다. 런던에 사는 애들이라 그런지, 무려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갤러리 한 켠에 상설 전시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부럽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또다시 유럽인들은 다르구나 느꼈던게 갤러리를 나와선 우리 공원갈래? 하고 제이콥이 제안했다.
게다가 덴마크인 버탐은 자전거를 가지고 왔었다. 이 애들에게 베여있는 모든 요소가 내겐 유럽인이구나 하고 이질감을 느낄 수 있는 것들이었다.
다같이 근처 Green Park 로 갔다. 잔디가 젖어있어 벤치에 앉았는데 제이콥은 털썩 바닥에 앉더라. 나중엔 햇볕이 좋다며 저 자리에서 등을 대고 눕기도 했다.
이 곳에선 한참동안 꽤 academic 한 얘기를 했다.
다들 이 교수의 어떤 세미나를 들었네 이 교수가 어떤 주제로 유명하네, 어떤 교수는 미국의 어떤 곳의 큐레이터였으며 어떤 아티클이 흥미로웠다던가 그런 말들을 많이했다. 얘기를 전혀 따라 잡을 수 없고 나는 모르는 것들이라 바보같이 느껴져서 낙담했다. 3년간 일만 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기에도 별 시덥잖은 변명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대화를 하면 할 수록 런던에 와있는 이 시기 동안 정말 공부를 많이 하고 전시를 많이 봐야겠다고 느꼈다. 한편, 이번 밋업이 내겐 정말 유익했지만, 벙어리같았던 나를 얘네는 다시 만나주려고 할까 하는 부분에 있어서 속상한 부분도 있었다.
레이철이 대화 중 소개해준 코로나 시대에 흥미롭게 봤다는 퍼포먼스 작품 Home Cooking
얘네들은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는 신작들과 신진 작가들도 많이 알고 있었다.
한국 신진 작가들과 작품들은 꽤 알고 있어도, 외국은 이미 알려진 top 작가들만 알고 있는 나로썬 또다시 오랜시간 듣기 밖에 할 수 없었다. 계속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좋게 생각하면 확실히 그만큼 채워갈 것도 많을 것 같다. 아, 버탐은 작가이기도 한데, 현재는 앱에 고용당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면서 아카이빙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테면 딜리버루(우리나라 요기요 같은 배달 어플) 같은. 상사가 앱이라는 것이 그들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작업이 흥미로웠다.
애들과 헤어진 후, 관광지이자 중심가인 soho 까지 온 김에 구경을 좀 했다.
RA, 즉 Royal Arcademy of Arts 왕립예술원도 보고
직구할 때 온라인 숍으로만 접한 편집샵 엔드클로싱도 보고
이후엔 최애 브랜드 브랜디멀빌에서 목티하나를 사고, Cos 정도의 브랜드인 Arket 도 갔다.
아르켓은 아직 한국에는 입점을 안해서 많은 사람들이 직구로 구매하는 브랜드이다.
여기서 초록색 니트를 하나샀다.
내가 너무 얇게 입고나가서 추웠기에 나도 모르게 계속 니트들을 사고 아우터를 걸쳐 입어본 것 같다.
그리고 리버티 백화점. 리버티 라인의 잠옷이 예쁘고 질도 좋길래 엄마 선물을 살까 고민했다.
알렉사 청과 콜라보과 바버라인은 정말 이뻤다
르메르... 이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