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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몽 Jul 29. 2022

아쉽고 그리운 나의 작년 석사 일상

16 -20 May 2021

16 - 17 May 2021


저녁엔 코벤트가든에서 맥주랑 영화. Odeon에서 옛날 영화를 재상영하길래 예약했던 날이다. 다시 본, 그리고 여전히 엄청났던 <택시 드라이버>. 이 날이 아마도 영국에서 처음으로 영화관을 가본 날이었던 것 같다.





18 May 2021


 오전엔 학교로 가서 in-person CV tutoring 세션. 작년엔 코비드에 아직 예민했던 시기라 이 튜터링도 여태 늘 화상으로 이뤄지다 인퍼슨 세션이 처음으로 생겼고, 때문에 은근한 기대로 신청했던 거다. 그래도 여전히 벽을 두고 가졌던 튜터링 시간.





골드스미스 근처에는 갈만한 카페가 2개 있는데 하나가 머그 헤드, 그리고 다른 하나가 라이온 카페다.

오늘 초이스는 식물로 가득한 라이온 카페.





오후엔 학교에서 논문 관련에서 특별 강의가 있었다. 논문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전에 어떻게 논문을 구상하면 좋을지 자료는 어떻게 참고하면 좋을지 알려주는 시간. 중요 수업은 정작 화상으로 했지만, 학기 말 이런 세션이라도 대면으로 들어보자 해서 간 학교였다. 다들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교실이 바글바글했다.





생각보다 다들 데면데면해서 기대했던 만큼의 친밀도는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실제로 보고 반가웠던 몇몇 학교 애들이랑 근처 코스타로 와서 수다 타임을 가졌다. 사실 여기서 따로 모임을 가진 애들 모두 마리아 빼곤 중국인들이긴 했다. 인종별로 모였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그들 마음이 이해가 되면서도 참 아쉽다.








19 May 2021


화창한 오전.



반복되던 석사 일상. 시간이 우연히 맞으면 부엌에서 만난 플랫 메이트들과 각자의 식사를 하고 수다타임을 지곤 했다. 이렇게 먹다 보니 누가 어떤 식성을 가졌다거나 날마다  먹는지도 파악 가능했다. 이를 테면, 필립포는 매주 목요일마다 피자를 만들어먹었다. 석사생만 입주할  있던 기숙사 특성상 우리 모두 서로의 처지를 알았기에 뭔가 묘한 동질감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서로 편안했던  같다.

심지어 나 필립포가 저번에 만들어준 카치오 페페에 감동받아 필립포 레시피로 그거 만들어먹었네.


























이 시기에 내가 관심 가진 작가.































20 May 2021



오전에 근처 Caff.


Caff는 한국으로 치면 기사식당 또는 아저씨들이 가는 국밥집 같은 곳이다.

7시쯤 아주 일찍부터 열며 저렴한 가격에 영국식 브렉퍼스트나 Jacket potato를 판다. 매우 브리티시 한 곳. 인테리어나 서빙, 가격 수준 모두 한국 기사식당 이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맛보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한 끼를 기대하고 가는 곳.




쇼니아 너무 웃기다. 정말 캐릭터가 따로 없다.

저녁 먹을까 브런치 먹을까 물었을 뿐인데 저렇게 길게 엑셀까지 만들어서 고민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오후에는 학교 가서 또 논문 길잡이 관련 특별강의.

페미니즘 관련 연구를 하시는 교수 Lynn을 처음 실물로 본 날이다. 괜히 연예인 보는 느낌





디그리 쇼 자금 모으기 위해서 케이크 판다는 포스터, 이런 거 너무 귀여워. 때문에 학교 갈 때마다 괜히 붙여진 포스터는 모조리 보게 된다.


















저녁엔 남아서 혼자 세인즈버리 Meal deal 먹은 후 도서관. 학과 애들이랑 같이 강의를 들은 김에 같이 저녁이라도 먹으려나 기대감에 화장도 하고 갔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쓸쓸하게 혼자 밀딜 먹은 이 날의 나 맴찢..





집 오는 길엔 도서관 근처 펍에서 이런 공연하는 거 보면서 아, 이런 펍에 같이 갈 학교 근처 사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싶었다. 학과 애들이 굳이 다들 도서관을 오지 않고 집에서 공부 하더라. 나는 꼭 도서관을 가야 하는 스타일인데. 그러고 보니 정말 정말 외로웠던 시기였는데 참 잘도 버텼다.



그리고 어김없이 새벽 공부. 스트레스에 어김없이 칼로리 폭탄. 정말정말 공부 어떻게 했지. 정말이지 작년의 나 너무 대견해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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