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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몽 Jun 03. 2023

미술사 갤러리, Obsession in hair

18-19 Dec 2022

18 Dec 2022


일요일엔 동네 스타벅스에서 이것저것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런던 스타벅스도 한국처럼 공부하거나 일하며 죽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건 세계 만국 공통인 듯. 




19 Dec 2022


다음날인 월요일은 bank holiday 공휴일이었다. 물론 나는 여느 때와 같이 전시 보러 나옴.

겨울을 맞아 스케이트 장을 광장에 설치한 소머셋하우스.



본 목적은 이 Horrow Show라는 실험적인 전시였는데, 생각보다 더 재밌어 보이길래 다음에 친구랑 와야지 하고 스킵했다. 막상 친구랑 한 달 뒤에 왔을 때는 줄이 너무 길어서 못 보고 그렇게 전시도 끝나버림.



대신 본 것은 코톨드 갤러리. 

먼저 간 곳은 늘 올 때마다 들리는 3층의 프로젝트 갤러리. 여긴 코톨드 갤러리 학예실이나 코톨드 인스티튜트 박사 과정 학생들이 연구한 결과물들로 전시가 늘 이루어진다. 이 날 전시는 박사생들의 연구를 통해 발견된 한 작품이, 사실 덧그려진 것이었고, X 레이 분석을 통해 발견한 아래 작품은 Helen Saunders의 Vorticist abstract painting (소용돌이파, 보티시즘)이라는 것이다. 이 연구 이전에는 헬렌 손더스에 대한 기록은 있었지만, 작품은 세계 1차 대전 이후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을 것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획기적인 발견이라고 한다. 이에 이해 덧그려진 그림의 주인인 윈덤 루이스 Wyndham Lewis와 손더스의 관계도 추적하고 급진적 현대 예술가들 사이에서 손더스가 어떤 사적 중요성을 띄는지, 그들의 관계는 무엇을 말해주는 지를 밝혀내었다. 



다음 본 것은 옥상의 Henri Fuseli라는 스위스 출생 페인터의 특별 전시. 그의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 그의 여성 머리스타일에 대한 집착에 대한 전시였다. 

거의 기계 내부 구조같은 머리 스타일.


이런 영문모를 구성의 작품도 있었고



아래는 벽난로 앞의 여자라는 그림. 18세기 후반에는 이렇게 화려한 헤어스타일을 집 안에서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때문에 그림 속 여자를 화류계 종사자 sex  worker 로도 볼 수 있는데, 특히 벽난로 앞에 위치시킨 것으로 보아 열기와 성에 대한 열정을 연관지은 것 같기도 하다고 한다.



















변태처럼 이렇게 과하게 화려한 머리스타일을 한 여자 뒷모습들이 많았다. 화류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도 작업을 많이 해서 오른쪽 사진처럼 엉덩이가 적나라하게 보이는 작품도 꽤 있었다.



Woman in a sculpture gallery. 고전적이고 남성적인 신과 영웅들을 묘사한 동상 앞에 서있는 현대성, 여성성, 패션 그리고 쾌락을 상징하는 여자. 이를 통해 푸젤리는, 그가 보수 소셜 클럽에서 종종 표출하던 의견처럼, 문명의 쇠락을 함축하고 싶었을 수도 있다고 한다. 


















왼쪽 그림과 같이 반대편에서 오는 여성과 마주 보는 여성의 뒷모습 구성도 획기적이고, 오른쪽의 각각 다른 앵글을 보고 액션을 취하는 세 여자도 특이한 구성을 취한 것이라고 한다.  



코톨드는 무엇보다 전시 연계 상품을 잘 뽑는다. 딱 헨리 푸젤리의 낭만주의 그림 같은 핑크핑크한 상품들.



이건 늘 있는 아트샵의 다른 상품들. 갤러리 자체의 역사들이 깊다 보니 이런 당시 역사적인 전시의 포스터를 파는 것도 너무 멋있다. 각각 1910년과 1948년 전시의 아카이브 포스터.



강아지와 고양이가 그려진 그림들이 단긴 책. 이런 건 미술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들도 동물 애호가라면 좋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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