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21,28,31.Aug, 2023
14. Aug. 2023
주로 재택 하는 월요일. 스타벅스에 일하러 왔다. 내 시야 앞에 앉아있는 아기 둘 너무 귀여워서 엄마 미소.
내가 좋아했던 윔블던 펍 두 개. 올드 프리즐 Old frizzle 그리고 알렉산드라. The Alexandra.
이 두 펍은 영국 전통 펍 Pub처럼 Public house 기능을 하는 곳들이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이벤트들. 우리나라 카페만큼 많은 영국의 펍이자, 한국만큼 카페가 오랫동안 열지 않는 영국이라 해가 지면 사람들은 대부분 펍에 가서 소셜라이징을 한다. 그래서 재택 Working from home 대신 카공족 처럼 워킹 프롬 펍을 제안하기도 하고, 나이 드시고 외로우신 분들을 위한 수다 테이블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이날 밤엔 영화를 봤다. 미션임파서블 Dead reckoning part one. 왓차에 평점을 4점이나 줬는데 액션이 끝내줬다는 것 외에 역시 이런 시리즈물답게 내용은 기억이 하나도 안 남. 너무 좋아하는 영국 영화관 나초.
15. Aug. 2023
미술관 근무 필수 템 줄자. 맨날 재고 또 재고 다 잰 것 같은데 뭐 하나 또 안 쟀고...
21. Aug. 2023
이날은 오랜 기간 메일을 주고받으며 운송을 코디네이션하고 기다렸던 현대 조각가의 작품이 도착한 날이었다. 수장고로 이동시키고 컨디션 체크하고 여타 이와 수반된 행정 업무를 하면서 정신없이 보냈다.
수장고 갈 때마다 당황스러운 오브제들 마주침
28. Aug. 2023
저번 북클럽에서 진행했던 책 <싯다르타>를 다 못 읽어서 뒷부분이 살짝 남아있었다. 날씨 좋았던 월요일, 여름이라 해가 늦게 지다 보니, 퇴근 후 테라스에서 책을 잠시 읽는 여유를 취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달달한 음료도 당기고 해서 프렛. 30파운드 정기 구독권 낸 이후로 뭔가 매일 마셔줘야 손해 안 보는 느낌.
얼굴의 긴 행렬 대목에서는 일련의 소름도 겪었다.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장면이 상상되었다.
"변화할 뿐이며 끊임없이 새로이 태어나며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을 갖게 되었다.... 몇천의 태어남과 죽음을 동시적인 것으로 보는 웃음...."
31. Aug. 2023
이날은 오랜만에 사우스 켄싱턴 출근. 집중력 퇴화로 중간에 나와서 초콜릿이 든 에그타르트로 당 충전을 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프렛.
저녁엔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성에서>로 진행했던 독서모임. 읽던 책을 다 끝내야 다음 책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이상한 병에 걸려버린 나는 싯다르타를 읽느라 이번엔 또 이 책을 다 끝내지 못한 채로 참석했다. 그래도 너무 좋았음. 어째 이 모임 호스트 분이 좋은 분이라 그런 건지, 책을 좋아해서 북클럽에 조인하는 사람들은 원래 순한 건지, 이 모임 사람들이 다 차분하고 너무 좋았다. 지금은 호스트 분이 귀국하시면서 모임에 해체돼서 너무 아쉬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