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 2021
몇일 전부터 시작했던 캠터디.
도서관을 가기가 걱정되는 요즘이지만, 여전히 서로의 눈치가 필요하다면 캠을 켜 두고 공부하자는 아이디어로 시작한 스터디. 원래 다들 얼굴 나온 채로 켜 두고 공부하셨는데, 내가 저렇게 내 손만 나오는 각도로 한 후로는 다들 나처럼 한다 ㅋㅋㅋ
큐레이터가 되겠다거나 그 비슷한 어느 생각도 하기 전에 유럽에 갔을 때, "그림 속에 그림이 있네 신기하다" 정도로 기억했던 그림인데, 지금은 교수님께서 이 그림을 예시로 가져오시는 게 감회가 새로웠다. 게다가 알고 보니 이 화가는 이런 그림만 그리더라. 여기서 이 시대의 큐레이팅을 엿보는 접근이 재밌었다.
게다가 교수님이 가끔 어떤 메시지를 말하고자 넣는 슬라이드를 보면 교수님의 위트가 느껴진다. 지금 보는 미드 suits에서 하비와 마이크가 영화를 인용하며 티키타카로 대화하듯 교수님도 약간 그런 감성을 가지고 계실 것 같은 느낌. 망할 코로나만 아니면 여느 유럽의 분위기가 그렇듯 교수님과 펍에서 맥주하면서 이런저런 재밌는 수다도 떨고 하는 건데 ㅠ
그리고 철학자 리오타르가 큐레이팅을 했던 전시가 있더라.
이 퐁피두에서 열렸던 리오타르의 전시가 이번 세미나 주제였는데 정말 흥미로웠다. 이거 수십 년 전인데 지금 봐도 세련되었다는 게 정말 대단.
어제부터 발표 준비를 밤을 새워서 했고 때문에 다음날 일찍 기숙사를 나섰다. 사진은 기숙사 전경.
저번 일기에서 마이클 샌델의 책을 고등학교 때 논술 입시 차 읽었다고 언급했는데, 오늘은 또 우연히 이런 글을 봤다. 여기서 이분이 이 책을 완독한 사람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 지점에서 놀랬다. 그리고 이어서 정말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남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게 아니겠구나 느꼈다. 내가 보편성을 취득한 눈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앞으로 전시를 구성할 때나 대중을 대상으로 무언가를 벌일 때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다. 반면 이 분이 본인의 오만함으로 완독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한 것 뿐 실제로는 읽은 사람이 많은 게 사실이라면, 그것 또한 고민되는 지점이다. 마찬가지로 나 역시 대중들이 이 작품 이해나 하겠어하는 식으로 생각해서 배제한 것들이 실제로는 오만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으니.
공부하다가 스트레스받을 때마다 망고 한 개씩. 영국 망고 너무 맛있다 힝
오늘 오전 10시에는 필립포가 다음날 있을 내 철학 발표에 앞서,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주기로 했었다.
12시까지 두 시간 꽉꽉 채워 도움을 받았고, 정말 명확하게 이해가 되어서 필립포는 나중에 좋은 교수님이 되겠다 싶었다.
그리고 요 근래 계속 밤낮 바뀐 채로 씨름하면서 준비했던 발표가 90퍼센트 마무리된 기념으로 점심때는 배달을 시켰다. 메뉴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 수제 햄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