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b.2021
오늘은 대망의 발표날. 오랜만에 화장도 하고 바깥옷도 입고
발표를 무사히 끝내고는 시원한 맘으로 마트에 가서 장을 봤다. 저녁엔 쇼니아가 한 요리 좀 얻어먹었고 약속했던 대로 쇼니아 필립포랑 영화 <헬보이>도 봤다. 헬보이만의 b급 감성이 돋보여서 재밌었음. 특히 정말 어지간히 하시는 기예르모 델 토르 감독의 일관적인 creepy 한 괴물들..ㅋㅋ. 자꾸 보면서 내가 과몰입해서 필립포가 "미리 잇츠 무비." 하면서 절레절레 했음.
이 날은 설날.
설날은 중국에서도 큰 명절이라 영국에서는 chinese new year's day라고 부르는데 기숙사에서도 이런 선물을 준비해두었더라.
오늘 약속은 아랫 층에 사는 에블린과의 저녁식사. 중국애들은 늘 자기들끼리만 놀아서 교류할 기회가 없었는데 내가 밥을 같이 한번 먹자고 먼저 연락했었다. 그렇게 성사된 자리. 에블린과 다른 중국인 친구 두 명, 그리고 독일인 한 명 이렇게 있었고 애들이 준비한 음식은 주먹밥, 닭 양념 요리, 토마토 달걀 볶음. 나는 떡볶이를 준비했다.
그리고 중국인 친구가 자기는 토이 컬렉터인데 한국의 파머 밥이라는 토이를 너무 좋아해서 다 모았다고 했다. 전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검색해보니 요런 토이. 이게 랜덤 박스로 파는 거라 다 다른 종류의 토이를 모으려면 중고로 사거나 여러 번 사서 실패를 거듭하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나 역시 하나 빠지면 깊이 파는 스타일이라 이런저런 토이 컬렉팅 얘기를 듣는데 재밌었다. 이런 세계가 또 있구나 하고.
그리고 초등학교 1학년 때 독일에서 살았다는 얘기를 했더니 독일인 친구가 부모님이 보내주신 슈피츨레를 좀 나눠주겠다고 흔쾌히 말을 꺼내 주었다. 너무 오랜만에 보는 슈피츨레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12시가 훌쩍 넘었다. 중국인들은 대체로 한국인을 좋아해 주는 것 같다. 애들이 내게 호의적이라 자리가 너무 좋았다. 밤에 방에 돌아와서는 어김없이 클럽하우스 탐방. 정재승 교수가 들어가 있는 저 방이 흥미롭긴 했는데 내용은 아쉽게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