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뻔한 영화평 - 12> 독일어로 된 영화 봐 봤어?
# 폐소공포증 있는 사람~~ 여기 모이지 마!
# 스테디 캠 하면 영화 샤이닝이 딱 하고 떠오르시나? 이 영화도 만만치 않답니다.
# '에어 포스 원', '사선에서(In the line of fire, 1993)' 이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만든 감독이 이영화
감독이라는 거... 좀 거시기하다. 가가 가여?(이 사람이 그 사람 맞아?)
# '핑~ 삐잉~ 핑...' 하는 액티브 소나 음파 소리와 함께 서서히 부상하는 잠수함...
소나 음향효과는 레전드급으로 이후 모든 잠수함 영화에서 기본이 되었지.
# 털 많은 서양남자들이 6개월 간 이발과 면도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인류학적 궁금함이 생긴다면 이 영화 놓치지 마시오. (촬영을 시나리오 순서대로 진행했는데, 배우들이 6개월 동안 합숙하면서 이발, 면도를 안 했다네. 진짜 유보트 승조원이라도 되는 줄 알았나 보지 뭐)
# 원래 영화의 원 제목은 'Das Boot'. Das는 영어 정관사 The. 그러니까 영어로는 'The Boat'
영어 boat가 잠수함을 뜻하는 건 아니잖아? 그러니까 이 영화 제목을 'The Boat'라고 영어로
표기하는 친절은 베풀지 마시오.
(잠수함을 뜻하는 독일어 Unterseeboot에서 나온 말들. 그런데 한국 개봉 당시 '특전 U보트'라는 제목은 누가 달았지?)
# 뮌헨에 있는 '바이에른 영화 제작 박물관'에 이 영화 세트로 쓰인 실제 U보트가 전시되어 있으니까
가 볼 사람 가 보시든가
# 1981년 독일 개봉 시 2시간 반 버전. 1997년 디렉터스 컷이 3시간 반 버전.
# 볼프강 감독이 '포세이돈 어드벤처'를 2006년에 리메이크했는데, 어라? 뭔가 공통점이 보이지 않니?
납치된 비행기 '에어 포스 원', 뒤집힌 채 폐쇄된 유람선 '포세이돈', 심연에 갇힌 잠수함 'U보트.
# 뻔뻔 평점 ***** 별 5개. 이 정도 수준의 전쟁영화는 많지 않아
볼프강 페테르젠은 이 영화로 실력을 인정받는다. 할리우드로 건너와 에어 포스 원, 트로이 등등의 영화를 만들며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전문 감독 중 하나로 우뚝 서지. 함장 역을 했던 배우 위르겐 프로흐노(Jürgen Prochnow)도 미국에서 활동 중인데, U보트에서 보여 준 카리스마는 찾아보기 힘들다.
종군기자 베르너 소위로 나온 헤르베르트 그뢰네마이어(Herbert Grönemeyer)는 이후 가수가 되었다. 그가 부른 Zeit Dass Sich Was Dreht(Celebrate The Day)는 독일 월드컵 공식 주제곡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월드컵 개막식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
볼프강 페테르젠의 영화 세계는 침몰하는 선박을 통해 인간의 한계와 욕망을 드러내는 거대한 수족관 같다. 1981년 그는 '특전 U보트'로 이념이 배제된 극사실주의 전쟁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썩어가는 빵 냄새, 배우들의 진짜 땀, 심해 280미터에서 들려오는 함체의 신음소리——이 모든 것은 전쟁의 영웅담을 기대한 관객의 호흡을 숨 가쁘게 몰아세운다. 여기에 승리는 없다. 오직 생존의 열망만이 청명한 소나 음파소리처럼 메아리친다.
카메라는 좁은 선내를 공동묘지 비석 사이를 지나는 듯 빠르게 횡단했고, 배우들은 6개월간의 합숙으로 자신들을 U보트의 노예로 만들어 버렸다. 이 영화는 냉전 시대의 다른 잠수함 영화들이 첩보전이나 권력 다툼으로 스릴을 만든 것과 달리, 전쟁 그 자체를 한 방울의 로맨스도 없이 토해내고 있는 것이다.
14년 후, 같은 감독은 '포세이돈 어드벤처'라는 재난 영화의 걸작을 리메이크한다. 새 버전은 CGI로 뒤집힌 배 안에서 펼쳐지는 볼만한 롤러코스터였지만, 정작 배우들의 눈빛에서 ‘특전 유보트'의 절박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볼프강은 현대 영화 테크닉의 화려함에 너무 젖어들었는지도 모른다. 사회적 비평을 담은 원작의 알레고리를 증발시키고 생존 본능의 스펙터클로 바꿔 버렸다. 진 헤크먼이 1972년 포세이돈에서 보여준 고결한 희생은 2006년에 이르러 ‘아버지의 변심’이라는 클리셰로 퇴색했다.
U보트의 승무원들이 전쟁의 허무에 질식해 갔다면, '포세이돈'의 탈출자들은 재난의 속도에 맞춰 자신들을 개조한다. 전자가 다큐멘터리처럼 현실의 무게를 가했다면 후자는 할리우드식 액션이 추구하는 ‘재미’의 함정에 빠졌다. 볼프강은 두 작품에서 각기 다른 선택을 했다. 하나는 카메라를 전쟁의 내장 속으로 밀어 넣어 인간의 한계를 기록했고, 다른 하나는 관객을 화려한 재난의 놀이공원에 태워 속도감으로 압도했다.
'특전 U보트'로 영화 예술의 깊이를 보여 준 그는 '포세이돈'에서 자본의 유혹에 항복하며 자신의 예술혼이 침몰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는 지도 모른다.
볼프강 페테르젠은 결국 두 선장의 모자를 번갈아 쓴 감독이다. 한 선장은 예술의 깊은 바다를 탐험했고, 다른 하나는 엔터테인먼트라는 폭풍의 바다를 해쳐냈다.
뮌헨에 있는 실제 세트
잠수함 영화는 인간의 한계와 생존 본능, 그리고 극한의 심리적 긴장을 담아내는 영화 장르로, 한정된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드라마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 영화들은 단순한 전쟁의 기록을 넘어, 인간 내면의 두려움과 용기, 때로는 비극적 운명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마치 깊은 바닷속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서사시와 같다.
'붉은 10월 (Hunt for Red October)', '크림슨 타이드(Crimson Tide)'는 냉전의 위협과 핵전쟁의 공포를 배경으로, 잠수함 내부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심리전을 통해 인간의 의지와 결단력을 부각한다.
'상과 하'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로버트 미첨 주연의 1957년 영화 'Enemy Below'는 잠수함과 구축함 양쪽의 전투를 균형 있게 다루며 상(구축함)과 하(잠수함) 간의 치열한 대결을 잘 묘사했다.
전 세계 최대 영화 사이트 IMDb 평점으로 순위를 매겨보면 다음과 같다.
Das Boot (1981) IMDb 평점: 8.3
Run Silent, Run Deep (1958) IMDb 평점: 7.6 클라크 케이블의 '위대한 승리'라는 제목으로 개봉
The Hunt for Red October (1990) IMDb 평점: 7.6
The Enemy Below (상과 하, 1957) IMDb 평점: 7.5
Crimson Tide (1995) IMDb 평점: 7.3 진 해크만과 덴젤 워싱턴의 강렬한 대립
U-571 (2000) IMDb 평점: 6.6
결론! Das boot가 최고란 거. 독일이 잠수함 영화뿐 만 아니라 잠수함도 잘 만들지. 그런데 말이야
독일 잠수함 기술을 받아들여 현존하는 최고의 디젤 잠수함을 만드는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 국뽕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