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 메가 커피 쿠폰
나에게 선물하는 산문집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커피 쿠폰이 도착했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의미 있는 거래를 위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지인들 여러 명에게 뿌리듯 보냈을 것이다. 나는 그 메시지를 보자마자 내 쿠폰 폴더에 저장했다. 그리고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직장 동료들과 점심 식사를 한 후에 내가 쿠폰이 있으니 메가 커피숍으로 가자고 했다. 식당에서 약 5~6분 걸어서 이동해야 했기에, 슬슬 산책이나 하면서 다녀올 작정이었다.
카페에 도착하니 사람들로 가득했다. 나는 쿠폰을 꺼낼 준비를 하며, 메뉴를 고르라고 손짓했다. 둘 다 커피가 아닌 파르페와 라떼를 골랐다. 쿠폰을 열면서 동시에 보드를 올려다보고는 당황스러웠다. 그러고는 동료들에게 저쪽에 가서 자리 잡고 있으라고 하고는, 직원에게는 쿠폰이 띄워진 핸드폰과 카드를 동시에 건넸다.
우리 동네에는 정말 수많은 커피숍들이 즐비하다. 내가 사는 곳이 분당 정자동 카페거리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그 카페들을 아마도 한 번 이상씩은 가봤을 것이다. 특히 S 커피숍과 OOO은 많은 사람들이 안방 드나들 듯 이용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의 특이한 성향이 여실히 드러나는 독특한 상황이다. 그런데 나는 대부분이 좋아하는 그 S 커피숍도 OOO도 좋아하지 않는다. 더불어,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아메리카노 커피 한 잔에 6~8천 원이나 하는 카페거리의 다양한 커피숍들도 별로 내키지 않는다.
내가 가장 애용하는 커피숍은 메가커피다. 우리 집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에 위치해 있을뿐더러, 커피의 양도 2배 정도이고 또 커피의 맛도 가장 좋기 때문이다. 솔직히 커피의 맛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강조하지 않겠다. 암튼, 내가 카페를 찾는 이유에 딱 어울리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내가 카페를 찾는 이유의 대부분은 글쓰기 작업을 하기 위해서다. 그곳엔 글쓰기 편하게 수수한 인테리어를 하고선 다양한 손님들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실내 분위가 그래서인지 찾아오는 손님들도 보통은 조용하다. 어쩌다 S 커피 쿠폰이 생겨서 토요일 오전에 가서 작업을 하려고 하면,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가는지 또 안내방송은 왜 그렇게 자주 하는지 정신이 하나도 없다. 도대체 왜 한국인들은 S 커피숍에 빠졌을까? 우리네 정서와 맞는 구석을 아무리 찾아보려 해도 하나도 찾지 못하겠는데 말이다.
나는 갑자기 연애편지처럼 날아든 1,500원짜리 쿠폰이 정말 반가웠다. 그 쿠폰이 흔치 않은 물건이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긴요한 쿠폰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4,500원짜리 S 커피숍 쿠폰보다 1,500원짜리 메가 커피 쿠폰이 더 반가웠다고 한다면 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좋아하지 않는 곳의 값비싼 것과 내가 좋아하는 곳의 소박한 것 중에서 늘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나는 정말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