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필요한 상황에 맞게 삶, 공간을 구성한다.
첫아이가 태어날 무렵 거실의 서재화가 붐을 일으켰다.
그때부터 텔레비전을 없애고 거실을 서재로 만들었다.
거실의 한쪽 벽면을 바닥부터 천정까지 책장을 놓고 책을 꽂기 시작했다.
퇴근 후 나의 모든 에너지는 아이들 책 읽어주기에 쓰였다. 후회는 없다.
그 덕분에 아이들의 독서능력과 자기 주도적 학습력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또 아이들이 텔레비전 보는 시간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들은 본 책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는다. 그래서 책을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본 책은 또 보지 않는다. 그래서 책을 살 필요가 없어졌다.
도서관에서 대여를 하거나 원하는 책만 구입한다.
자연스럽게 서재화되었던 거실이 여백화되었다.
나는 어설픈 미니멀리스트이기에 융통성있게 그때그때 필요한 상황에 맞게 삶을 구성한다.
거실의 서재화가 필요하면 서재화, 필요없어지면 버리고 지금의 목표에 맞는 여백화를 지향한다.
어떤 미니멀리스트는 미니멀하게 산다며 아이들의 책을 다 처분하는 경우도 있다.
극단적일 필요는 없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맞게 심플하게 살면 그만이다.
심플하게 살기 위해서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어설픈’ 이라는 말과 ‘융통성’이라는 말은 일맥상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