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살 안쪄!
난 지방을 사랑할 수가 없었다. 적당히 기름진 건 입에서 당겼지만, 기름기 있는 먹거리들은 살을 살 찌우고, 건강에 안좋다고 그렇게 여기저기서 이야기하고 의사들도 티비에 나와 말하고 했기 때문에 나도 그 권위를 믿고 의심없이 받아들였다. 여튼 나는 기름진 걸 나름 피하려고 애썼다. 그래서 미역국을 끓여도 기름은 다 걷어내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고, 튀김류는 안먹으려고 노력(?)하였고, 심지어 부침개를 부칠 때도 되도록 기름을 적게 사용하려고 하였다. 샐러드에 올리브오일도 뿌려 먹어 본 일이 없다.
그렇다고 치킨을 안먹거나, 피자를 멀리한 적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이건 순전하게 내가 먹고 싶은 욕망이 나의 신념을 이겼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야기한대로 체중조절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인슐린이다. 인슐린이 분비되면 내가 섭취한 것들은 저장하게 되고, 인슐린이 얌전하게 있으면 내가 먹은 것들은 저장되지 않는다. 지방은 인슐린을 거의 건드리지 않는 영양소다. 그러므로 나는 체중계에 올라설 때 괴로울 거라는 지레짐작으로 지방을 멀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믿어지는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은 단위당 4킬로칼로리의 열량을 내고 지방은 9킬로칼로리의 열랑을 낸다. 그러므로 지방은 칼로리가 많아서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찐다고 학교에서 실과시간에도 가정 선생님께도 가사수업에서도 배운 기억이 난다. 칼로리가 높아서 체중을 올리므로 먹으면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고 알고 있던 지방은 인슐린에 가장 안정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방을 맘껏 먹어라!
그럼 버터 듬쁙 넣은 스콘을 먹고 튀김을 맘껏 먹고 해도 된다는 것인가??
그건 아니지! 탄수화물을 먹지 말고 지방을 먹으라는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생각해보니 나는 탄수화물과 지방 복합체를 먹고 있었고, 그래서 먹는 족족 풍만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좋아했던 모든 빵들은 탄수화물과 지방이 서로 뭉쳐있는 것이었고, 튀김도 그랬다. 부침개, 라면, 케익, 만두 다 마찬가지다.
지방을 먹기 위해서는 버터를 우적우적 씹어먹거나 식용유를 병나발 부는 방법외에는 없는 거 같았다.
설마 그건 아니겠지, 더 공부를 해보니 아무 지방이나 먹으면 안되고, 동물성 지방을 먹으라는 것이다. 중학교 다닐 때 내 친구랑 같이 도시락을 먹을 때 자주 등장하는 도시락 반찬가운데 하나는 김이었다. 도시락을 같이 먹으면서 우리가 했던 대화는 이랬다.
"김에 기름이 발라져 있으니까 김도 살찌나?"
"이거 들기름인데 식물성 기름은 괜찮은 거 아냐?"
이 대화를 통해서 당시 학교에서 배워 우리가 알고 있는 영양학 지식은
1. 지방은 살찐다
2. 식물성 지방은 좀 낫다
이 두가지 인데 이건 지금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이게 정 반대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