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기획 하다보면 설레이는 순간이 있다.
좋은 사람들과 합이 잘 맞아서 좋은 결과물이 예상될 때, 결과는 상관없이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과정을 함께 할 때 그런 순간이 찾아온다.
오늘 그런 순간을 만났다.
내가 근무하는 지역은 문화에 대해서는 척박한 지역이라 사업을 진행하면서 종종 메마른 땅에 서 있는 느낌을 받는데 그런 곳을 조금이나마 윤택하게 만들 파트너를 만났다.
사업은 개화기를 시작해 현재까지 근현대사를 기반으로 도시의 변화와 성장을 분석하는 연구와 문화자원 기초 조사를 병행하는 사업이다. 이런 연구 사업은 문화정책의 영역이라 문화사업팀에서 직접 기획하거나 컨트롤 하지 않아도 되는데 문화정책팀이 경영지원 업무 만으로도 바빠 손을 대지 못하는 상황이고, 문화정책은 사업의 뼈대와도 같아서 긴밀한 관계가 있는 업무를 모른 척 할 수 는 없었다. 게다가 재단은 그동안 중장기발전계획 수립 연구도 진행된 적이 없었고, 2018년부터 많은 사업들을 했지만 연차보고서 조차 남겨두지 않아서 지역에 대한 정보와 분석, 자료가 전무한 상태이다.
나는 종종 안해도 되는 일을 벌이면서, '무엇이 필요하다, 이걸 이렇게 해서 다른 사업들과 엮으면서 더 큰판을 만들면 좋겠다, 누구랑 같이하면 더 효과적인 결과가 나오겠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는 사람이라 이번 사업은 꼭 해보고싶었다. 우리팀에 같은 공감대를 느끼는 팀원과 머리를 맞대고 연초부터 고민을 시작했고, 결국에는 이전 회사에서 합을 맞췄던 분과 소소하지만 단단한 팀을 꾸렸다. 오늘 오후 미팅을 진행했는데 그 느낌, 그 설레이는 느낌을 받은 것이다. 잘 될 것 같다…아니 꼭 필요한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지금도 업무가 적진 않지만 사실 부평에 있을 때 보다 절반도 안되는 에너지를 쏟고 있기 때문에 뭘 더 하든 상관 없었다. 해보고 싶었다. 결과물의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좋은 사람들과 의미있는 사업을 하는 일, 해보고 싶었던 사업을 마음껏 해보는 것… 오늘 퇴근길은 설레임에 발이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