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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기 싫은 출장

by 오붓한일상

가기 싫은 출장을 나왔다.


1.

담당 사업도 아니고, 지역 연극 단체가 시민연극제를 하는데 자꾸 연락하고 연습실에 오라고 하길래 더는 미룰 수 없어서 간식을 잔뜩 사들고 가는 길. 하필이면 호우주의보가 내린 비가 엄청 오는 날…발 젖는 걸 너무 싫어하는데 관용차를 가지고 나왔음에도 옷도 젖고 신발도 다 젖었다. 찝찝하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차 안에서 미적미적… 가기 싫은 마음이 온몸으로 드러난다. 웬만하면 이 정도는 아닌데 자꾸 연락하고 뭔가 부탁하는 단체에게는 거리를 두고싶어진다.


2.

구청에 들렀다. 축제 사업 하나가 잘 굴러가지 않고 자꾸 골치아픈 상황이 생긴다. 문화관광과에서 재단으로 던져버린 사업… 이런 사업이 한두개가 아니다. 하청 업체 마냥 공약에 따라, 과의 업무 방향에 따라 재단 사업은 이리저리 휘둘린다.


축제 말고 다른 사업까지 일을 잔뜩 받아왔다. 구청장 보고를 해야하니 문서를 만들어달라고 한다. 부족한 부분은 알아서 채우겠다며 존중하며 말하지만 그리 즐겁진 않다.


3.

사무실에서 1시30분에 나왔는데 들어가니 5시30분. 하루가 다 지나갔다. 가기 싫은 출장을 다녀와서 그런건지 몸이 안좋은지 자꾸 축축 쳐지고 피곤하다. 아… 어제 너무 더워서 잠을 설쳤지. 땀을 흘리다가 눈을 떴는데 선풍기 바람은 남편을 향해서만 불고있었다. 그러면 그렇지 역시 남의 편이다.


못다한 업무를 마무리 하고 집으로 가는 길. 내일 아침 10시에 미팅이 있다. 피곤하겠지… 그래도 꼭 성사시키고 싶은 업무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가야지. 오늘 밤은 푹 자고 상큼한 내일을 맞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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