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중 사랑고백
저녁을 일찍 먹고 나는 설겆이를 하고 준이는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에그박사와 동물농장 영상을 본다. 눈 앞에 있는 강아지와 나비는 소리지르며 도망가도 TV에 나오는 동물과 곤충들은 너무 좋은 아이다.
설겆이를 다 해도 해가 지지 않길래 “준아, 산책갈래?” 하니 따라 나선다. 걸어가자 했는데 킥보드를 끌고 나오더니 드르륵 거리며 달린다.
차가 지나는 길을 지나 공원에 도착하니 걷는 내 옆에 나란히 킥보드를 끌고 속도를 맞춰 달린다. 준이 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입술을 쭉! 내밀고 뽀뽀를 하고싶어한다. 8살 아이의 동그란 입술에 엄마를 향한 무한 사랑이 담겨있다. 쪽! 차가운 입술을 마주치고 걷는다.
가끔 준이는 쌩뚱맞은 순간에 사랑을 고백한다. 놀러 나갔다가 갑자기 엄마가 좋아! 자러 들어갔다가 거실로 나오더니 두 팔을 벌리며 엄마가 좋아~ 라며 안아주고 간다.
우리가 가끔 서로 주고받는 “엄마 쪼아!” “엄마도 준이 쪼아!“ 너무 유치하지만 우리가 언제까지 이런 대화를 할 수 있을까? 곧 친구가 더 좋다며 후루룩 달려가버리겠지. 지금 마음껏 준이의 사랑을 누리자!
어찌 나같이 무뚝뚝한 사람에게서 이런 사랑둥이가 나왔을까, 준이는 정도 많고 사랑도 많다.
고맙다. 나에게 와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