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을 타고 서울에 간다

산불은 이제 그만 타올라라

by 오붓한일상

나는 경기도민이다. 일산서구에 살고 있는데 집 근처에는 경의선이 있다. 열차 간격이 길어 시간을 미리 맞추고 타야하는 열차.


오늘은 멀리 강릉에서 언니가 왔다. 더현대에서 하고있는 전시를 보겠다며 펜션 예약이 적은 날 형부에게 맡기고 서울로 도피를 왔다. 강릉에서 답답해 하던차에 내가 마침 이벤트 당첨으로 티켓이 생겼다.


아침부터 부산을 떨며 준비를 하고 준이를 학교에 데려다 준 후 일산역으로 가 파주부터 출퇴근 인파를 가득 싣은 열차에 올라탔다. 덥다. 오랜만에 열차를 탔더니 덥고 답답했다. 이걸 어떻게 매일 왕복3시간을 타고 다녔을까.


홍대입구역에 도착할 즈음 언니에게 연락이 왔다. 경포 쪽에서 산불이 나서 확산하고 있다고, 강풍이 심한 날인데 불안하다며 가야겠다는 연락이다. 요즘 산불이 워낙 무서워서 거리가 있는 사천해변에 펜션이 있는데도 걱정이 많이 되는 것 같았다. 얼른 가라고 안심을 시킨 뒤 잠시 얼굴이라도 봐야지 하고 서울역으로 갔다.


열차 출발 2분 전, 전화를 걸었더니 가까운 호차에서 얼굴이 하나 빼꼼 나온다. 후다닥 내려 사진 한장 찍고 다시 올라탄다. 깔깔깔 거리며 통화로 잘가라~ 얼굴 봤으니 됐다~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보냈다.


그러고 나니 강릉에 반가운 비 소식, 더 큰불로 번지지 않길 기도하며, 나는 다시 경의선을 기다린다. 열차가 오기까진 40분, 대합실에 앉아 오랜만에 미세먼지 없는 바람을 실컷 맛본다.


미소가 지어진다.

시간이 생겼으니 도서관에 가서 필요했던 책을 빌려와야지, 점심에는 맛있는 걸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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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산불이 점점 확산한다는데 걱정이다.

얼른 잡히기를, 바람이 멈추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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