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

엄마가 보고싶은 8살 준이

by 오붓한일상

친할머니집에 놀러간 준이. 1박2일로 다녀올 계획이었다.


아침에 가방을 챙기던 중 비염약을 같이 넣는다고 ADHD약을 넣은 지퍼백을 잠시 꺼냈다가 비염약만 가방에 바로 넣고 ADHD약을 식탁에 둔 채로 출발했다.


이미 집을 멀리 떠난 뒤 알게된 상황. 돌아갈 수가 없고 큰 무리는 없겠지 싶어 할머니집에 데려다주면서 마음이 불안하거나 하면 심호흡을 하고 진정하는 방법을 하도록 일러주었다.


낮 시간을 잘 보내고 잘 시간이 되었는데 저녁에 먹는 약을 못먹으니 마음이 불안해지면서 엄마를 찾기 시작한다고 연락이 왔다. 자야하는데 눕는 것 조차 하지않고 잠을 자려고 시도하지 않는 상황. 어머님은 전화를 하셨고 영상통화를 통해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그동안 할머니집에 가는 걸 너무 좋아하고 설레어했던 준이는 어디갔는지…


얼른 자야 아침이 일찍오고 엄마를 만날 수 있다고 했지만 보고싶다는 말을 한다. 친할머니는 어린 손자의 그런 모습을 처음 보셨고 안쓰럽다며 데리러 오라고 하시는걸 되도록 재워보기로 하고 겨우 진정시키고 전화를 끊었다. 그 뒤로 더 이어진 두번의 통화.


밤 12시30분. 결국 신랑이 출동했다.

우리집은 일산서구, 시댁은 안산 고잔동. 한시간은 족히 걸리는 거리를 달려 준이를 데리고 온다. 준이는 아빠가 도착할 때까지 잠에 못들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있었다고 한다.


오는 길 영상통화로 요즘 너무 좋아하는 해바라기꽃이 생겼다고 활짝 웃는다. 가짜 꽃이라고 하길래 “꽃이 지지 않아서 오래보고 좋겠네~ 엄마 기다리고 있으니 조심히 와~” 라고 하니 ”응~ 가서 꽃 보여줄께“ 한다.


늦은 시간까지 잠 못 이루는 준이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8살이 되었지만 아직은 아이이고, 자신의 힘으로 조절이 어려운 마음 때문에 속상했을 마음을 생각하니 안타깝다. 약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미안하다.


혹자는 ADHD 약을 궂이 왜 먹이냐 하지만 안정적인 행동과 감정으로 호전되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그로인해 외부에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지않고 편안하게 지내는 준이를 보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준이가 오면 활짝 웃으며 안아줘야지. 보고싶었다고. 아침에도 봤지만 봐도봐도 계속 보고싶다고 말해줘야겠다.


오늘따라 잠 못 이루는 밤이 참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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