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더위.매미

더위를 헤쳐나가는 방법

by 오붓한일상

선풍기 바람에 잠이 들었다가 새벽6시, 등에 땀이 난걸 느끼고 잠에서 깼다. 여름이라는 것을 한껏 느끼며 준이의 방에가 이마를 만져본다. 땀이 뭍어난다. 너도 밤새 더웠구나. 다시 잠들기를 포기하고 에어컨을 켜고 방마다 선풍기를 틀어 시원한 바람이 온 집안을 돌아다니게 한다. 이제 좀 시원해지겠지.


에어컨을 켜면 괜히 마음이 불편하다. 전기세가 고민이냐고 묻겠지만(올해는 물론 전기세도 걱정이다), 그것보다 뜨거운 바람을 쏟아내는 실외기 때문에 지구가 더 더워지는 건 아닌지. 얼마전 지구의 온도가 높아져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올라 물에 잠긴 마을의 모습을 담은 다큐를 보고 마음은 더 불편해졌다. 최대한 켜지 말자고 다짐하면서도 흐르는 땀에 끈적이는 몸을 만지면 나도 모르게 리모콘을 쥐게된다. 이기적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남서향 아파트. 오후2시만 되면 거실로 태양의 열기와 빛이 들어온다. 요즘같이 더운 여름에는 대낮부터 창을 닫고 암막커튼은 친 뒤 선풍기를 회전으로 해둔다. 에어컨을 최대한 켜지 않고 집 안 온도를 조절하는 나만의 방법으로 생각보다 효과가 있다. 이글이글 끓는 열기로 온 집안이 더위에 허덕이는 건 막을 수 있다. 그리고 더위가 차단된 어둑한 거실은 건조함이 느껴지면서 편안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제는 열대야까지 겹쳐 저녁에 에어컨을 켜두다가 닫은 창문 그대로 잠에 들었다. 선선해지는 새벽에는 열어두는 날도 있지만 나무가 울창한 우리 동네는 매미 울음소리도 울창해 잠을 깨운다. 오랜시간 땅 속에 있었으니 목놓아 울 법도 한데 데시벨 89까지 올라가는 소리에 귀가 쨍하다. 이 글을 적고있는 지금도 테라스 방충망에 붙은 매미를 4마리나 보내고 자리에 앉았다.


장을 볼 때 음료는 잘 안사는데 요즘 냉장고에는 이온음료를 챙겨둔다. 땀이 많은 우리집 두 남자들이 지치지 않도록 잘 마시고 건강하자고 샀지만 내가 더 마신다. 설탕이 많이 들었으니 적당히 마시라고 한다. 영양성분표를 일일히 확인하고 가장 당이 낮은 음료를 선택한다. 임신성당뇨로 교육을 받을 때 한자리수 정도의 숫자면 건강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했으니 괜찮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때 시원하게 물샤워를 하고 이온음료에 얼음을 띄워 선풍기 앞에 앉으면 그보다 행복한 건 없다. 그 순간은 에어컨 바람도 필요없다.


여름이다. 마치 지구의 종말이 올 것처럼 무서운 더위의 여름이다.

그래도 시간은 간다. 조금만 더 버티자.

곧 가을이 오고 시원한 바람이 불겠지. 겨울이 오고 눈이 내리겠지. 곧 괜찮아지겠지.

이번 겨울에는 사상 최고 추위라고 떠들겠지. 그때는 오늘의 더위가 그리워질지도 모른다.



한줄요약 : 에어컨은 적당히 틀자. 지구를 살리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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