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네게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길
가능의 실현은 정적이다
가능하다는 것은 실현되길 기다리는 무엇이
미리 내 안에 준비가 되어 있다는 말과 같다
나는 나의 어떤 어제에 의해 준비 되었거나
혹은 나의 어떤 기원에서 예언된 존재가 아니다
나는 매일 엄청난 나를 만난다
나조차 버거운 나의 탄생은 곳곳에서 어느 시간에서든 일어난다
다만 그대가 부르는 이름에 대답하기 위해서
나는 나를 종합해내기에 절절할 뿐
때로는 나도 모르는 내가 되어 네 앞으로 가기도 한다
어쩌면 나는 그저 한 점이고
내 밑을 흐르는 힘들이 툭 튀어나왔을 뿐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그러니 태도이다
문장으로 쓴 목표를 성경처럼 끼고 살기 보단
목표와 우연을 종합하고
나와 나를 화해시키며
끝없이 중심을 잡는 태도
바람이 바뀌면
그대 돛은 어찌할텐가
좋은 땅을 찾는 일이
좋은 사람을 찾는 일이
경험이나 지식 안에서 다 일어나던가
그것은 아무나 되는 일은 아니지만
노련한 어부가 기도에 성실하듯
나를 넘어서는 무엇을 아는 의지
쓰여지지 않은 답을 향해 부라린 질문
해가 저물면
어떠한 나로 돌아오겠다는 그런 약속
나는 주저없이 출발하고는 그 모든 일들을 겪고 돌아오겠다
네가 부두에서 내 이름을 부르면
나는 기어코 대답을 하겠다
나는 내가 보이지 않아서
내가 거의 다 인정은 했지만
네가 알아봐주어 마지못해 그래 하는
같은 나는 없는데
모르는 나도 너는 보고는 이름을 부르네
언제나 같은 이름
그래 기록된 것은 이름 뿐
고향은 있고
사람은 변하여 오고
사람이 돌아오면 고향도 변화하는 것
그렇게 굴러온 시간들이 아닌가
돛에겐 바람을 받아낼 힘이 있다
그러나 바람은 돛 밖에 있는 것
바람과 돛이 수시로 만나 배는 휘청인다
나는 돛을 꽉 쥐고서 방향을 만들려 애를 쓸 뿐
지나고 보면 나는 연필자국처럼 오지는 못하였다네
W, P 심플.
2017.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