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웃음
이젠 나는
슬픔을 그대로 쓸 수가 없다
삶을 대하는
너의 어린 슬픈 얼굴을
나는 그대로 둘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세련되지 못할 마무리로
자꾸만 긍정을 강요한다
가르치진 못하고
은근히 밀어댄다
실험도 논리도 부족해서
감성을 마셔대고 취하지도 못해서 또
적당히 딱딱히 흐트려진 글
머리에게 보다는 눈에는 어쩜
어렵지 않게 그냥 나를 봐 보라고
내가 웃지 않냐고
나의 삶 그 어떤 땅의 질감에서도
발바닥의 신경과
나의 뇌 사이에
너를 사랑하는 내가 있다고
어떠냐 내가 네 앞에서 희극배우처럼 웃지 않냐고
다만 네 앞에서
다만 너의 슬픔에 프로의 의지를 들이대면서
간결한 글을
그걸로 좋다
어쨌거나 웃음이라고 쓴 일기는
웃음으로 읽거나
웃음 안의 무엇으로 읽거나 한다
기억은 흐려지고
마음도 잦아들지만
볼펜을 꾸욱 눌러 쓴 웃음이란 마무리는
종이가 바래도 좀처럼 흐트려지지 않는다
집중을 안해도 쉬이 읽힌다
웃음
내가 너의 밤에 더욱 집착하는 것은
그런 이유가 있다
돌아다보면 그럭저럭 다 좋은 것만 같아서
사기꾼이라고 말하면
안경이라 답하지 나는
W 심플.
P Matthew Henry.
2017.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