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오 Jun 20. 2017

사기꾼이라고 말하면 안경이라 답하지 나는

오늘 날씨 웃음

이젠 나는

슬픔을 그대로 쓸 수가 없다

삶을 대하는 

너의 어린 슬픈 얼굴을

나는 그대로 둘 수가 없다

그래서 나는

세련되지 못할 마무리로

자꾸만 긍정을 강요한다

가르치진 못하고

은근히 밀어댄다

실험도 논리도 부족해서

감성을 마셔대고 취하지도 못해서 또

적당히 딱딱히 흐트려진 글

머리에게 보다는 눈에는 어쩜

어렵지 않게 그냥 나를 봐 보라고

내가 웃지 않냐고

나의 삶 그 어떤 땅의 질감에서도

발바닥의 신경과 

나의 뇌 사이에

너를 사랑하는 내가 있다고

어떠냐 내가 네 앞에서 희극배우처럼 웃지 않냐고

다만 네 앞에서

다만 너의 슬픔에 프로의 의지를 들이대면서

간결한 글을 

그걸로 좋다

어쨌거나 웃음이라고 쓴 일기는

웃음으로 읽거나

웃음 안의 무엇으로 읽거나 한다

기억은 흐려지고

마음도 잦아들지만

볼펜을 꾸욱 눌러 쓴 웃음이란 마무리는

종이가 바래도 좀처럼 흐트려지지 않는다

집중을 안해도 쉬이 읽힌다

웃음

내가 너의 밤에 더욱 집착하는 것은

그런 이유가 있다

돌아다보면 그럭저럭 다 좋은 것만 같아서

사기꾼이라고 말하면

안경이라 답하지 나는


W 심플.

P Matthew Henry.



2017.06.20

매거진의 이전글 단 한사람에게만이라도 나 이상의 내가 인정되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