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오 Jul 02. 2017

비가 내립니다 어디에서 모아온 운명일까요

오늘 날씨 비

비가 내립니다

어디에서 모아온 운명일까요

어느 곳들의 풍경이 점처럼 갈라졌다가

이곳에 내 앞에 섞자는 듯 내리는 걸까요

나는 한 순간도 체 나이지 못하고

겨우 피해서 털어내고는

고작 망설입니다

망설이는 순간은 나로 열외 된 것이지만

세상은 이미 다 변해버렸고

나는 다만 뛰어들 마음만 먹어야 합니다

공부를 하러 간 카페에서 배가 고팠습니다

커피 한 잔이면 두 시간은 있어야 하는데

배가 고파 한 시간만에 나오면서

마침 비가 그쳤다 했습니다

버스를 내리자 비가 쏟아져 내렸고

배달하는 오토바이가 코너를 돌다 넘어졌습니다

나는 도와주러 달려들지도 않고 가만히 서 바라보았습니다

도와주러 가는 나와 가만히 서 있는 나

비 속을 뛰는 나와 비를 보는 나

뭐에든 관해 생각이 많아진 나는

당신에게 철없는 투정을 해보았습니다

당신 때문에 내가 잘해야만 한다고

나는 사실 잘 해 본 적이 없는데

당신 때문에 내가 집을 나섭니다

빈 가방에 넣을 것들을 고민하다가

당신은 내 가방을 탓합니다

어깨가 아프니까 필요한 것만 넣지 그랬냐고

비가 내려 풍경이 변하고

당신따라 하루가 쉭쉭 변하고

아가같은 나만 발을 꼼지락

나는 비도 바람도 향하는

큰 나무나 될 것처럼

번개까지 향하는

큰 나무가 될 처럼

밖이 안으로 

안이 밖으로

그런 건데

고작 손바닥만한 안으로 

열두 뼘 너를 안겠다고


W 심플.

P Glenn Carstens-Peters.



2017.07.02

매거진의 이전글 미끌어지는 연필이 내 글보다 재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