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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Jul 06. 2017

물러서면 이긴 날이라고 뒤에서 와락 안아볼

오늘 날씨 비

삶의 감각들
톱을 대지 못한 나무줄기들
비와 바람
타는 듯한 햇빛
모기의 일곱 발
쿵 찧은 팔꿈치
삶의 자질구레
감각들
전기들
그 신호들만은 다시 한번 내게로 모이길
우리가 어찌 저찌
더 품을 수 있는 것들은 또 몰라도
여기 있는 것들
간다면 두고 가는 것들
삶의 자질구레
감각들
전기들

보고 보이고

보이고 보고

말하고 듣고

듣고 말하고

만지고 만져지고

만져지고 만지고

괜찮아 하고 괜찮다 하고

괜찮다 하고 괜찮아 하고

답은 아닌

음성들만은

큰 비를 만난 당신에게

다가오는 분홍 우산

닿은 어깨

젖는 반대 어깨

걸음

맞추어 가는 그런 걸음은 또

소소한

그러나 사랑이어서

결국은 사랑해

하고 잠든 이런 날

결국은 이런 날

그치만 이런 날

두고 가야 하는 이런 날

물러서면

이긴 날이라고

뒤에서 와락 안아볼

그런 가끔은 젖은

그런 날도


W, P 심플.



201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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