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맑음
적당히 깊은 물을 고른 것처럼
너는 나란 실패 앞에서 준비운동을 한다
발가락으로 콩콩 뛰면 어푸어푸할 수 있는
깊이가 재미가 있다고
지네 오빠가 쉬운 훈수를 한다
나는 때로는 말도 없이 기다린다
처분은 내리는 것이지 나누는 것이 아니다
외로움에 사묻힐지
불안한 도주를 이어갈 지는
신발이 정할 일은 아닌 것이다
물은 무늬가 없다
물은 바람이나 돌이나
첨벙이는 발등이나
휘젖는 손바닥에
메아리짓는 것
너를 전할려고 나는 다만 더 깊고 넓은 것에 잠긴 채로 있다
신발은 가지런히 놓여 있다
운동화를 신으면 꼭 뛰고야 만다
나는 어쩌면 네 운명처럼 낡아 있고
너는 어쩌면 내 운명처럼 나를 익숙해 한다
W, P 심플.
2017.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