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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Dec 27. 2017

이 시는 저녁 메뉴를 정하는 일보다 수월하게 쓰고만다

오늘 날씨 맑음

나는 성공할 수 없다
당신은 성공할 수 없다
그러니 우리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이 창의 물때는 그럭저럭 괜찮다
햇빛이 비치면..
햇빛이 없으면 보이지가 않으니
이 창의 물때는 그럭저럭 괜찮다
그러니 우리 우리를 용서하자
글을 쓰는 것은 씨앗을 심는 것이다
씨앗이 모두 굵은 나무가 되지는 않는다하여
씨앗 뿌리는 일 그칠 이 누구란 말인가
엄마는 알고
엄마가 될 너는 나보다 더욱 잘 안다
낳아서 기르는 것
말로 하는 바람은
싸움을 꼭 일으켜도
실은 그게 마음이 아니라서 등돌린 밤에 더욱 서럽고
아아 그래
읽히거나 안 읽히거나
버리거나 간직하거나
결과와 나를 떼어 본다면
그건 사실 하나의 주사위 놀음
나는 재잘거리는 일을 참지 못한다
기침처럼 보이는 것은 말로 하고야 만다
“자기야 저기..

(읽을 때 눈에 보이는 것을 말하시오)

..”
세상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
눈앞서
춤도 추고
뒤집기도 자주 한다
그러니 자기야
우리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이 시는 저녁 메뉴를 정하는 일보다 수월하게 쓰고만다
아무렴 어떤가

W 심플.
P 영화 “패터슨” 중.



2017.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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