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흐림
나는 다시금 놀란다
저 나무가 한낱 손톱 씨앗이었다는 네 말에
놀라움은 사실 순수한 것만은 아니다
놀라움과 내 연기 사이의 간격은
내가 나에게 주는 성탄 선물 쯤
나무야라고 불러주는 그대를 찾아간다
이런 날 이런 아침에는 꼭
걷는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을 입고 선 나라며
꼭 박혀있어
햇빛도 있고
비가 오고 바람이 말리고
외로워
때로는 너무나 조용하니까
“뭐가 보이니?”
“아직은 별 게 없어.”
“기다릴게. 나는 듣고 너는 말하니까.”
“하늘은 비어 있는데도 너무나 높은 게 느껴져.
밤에도 낮에도 자꾸만 물러나.
나 사람을 볼까?”
“그러고 싶니?”
“사람을 보는 나무는 없잖아.”
“응. 없지.”
나무에겐 제야가 없단다
나무는 절대로 되돌아가지 않으니까
나는 다시금 놀란다
저 나무가 한낱 손톱 씨앗이었다는 네 말에
그토록 돌아서지 않았음에도 덩달아
W 심플.
P Lucian Moldovan.
2017.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