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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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가미인 군관이 매일밤 발작한다
단 한 발의 총알만으로 밤의 전부를 쥐어잡는다
그는 군화를 벗지 않고 잠을 잔다
군화는 다만 그의 전부이므로
아침이 거들기 전에 꼭 잠에서 깨고만다
이름에 걸맞은 괴기가
숙취때문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부조리에 늘 잠을 잘 못 이룬다
군화인 그의 소리가 들려오면
우리는 갖가지의 것들을 해보았다
이불로 얼굴을 덮어보고
아픈 듯 신음도 내어보고
비굴한 경쟁하듯 비굴한
맹세코 우리는 갖가지의 것들을 해보았다
둘러보는 눈빛
이유따위가 있는지
우리는 여즉 알아내지 못하였다
비웃듯 눈들 앞에서 장전하는 한 발의 총알
오늘에서 두 개를 더한 눈빛들이 세 마디 손가락에 집중을 한다
그리고 집착하듯 꼭 세 명의 기상명령
멀지 않는 곳
세심하게 잰 적당히 소름끼치게 총성이 울리는 곳
그곳에다 파는 매일밤 싱싱한 하나의 무덤자리
무덤의 깊이를 누구나 안다
우리는 낮에도 무덤을 파곤 했으므로
깊이에 닿으면 삽이 부르르 떤다
세 명이 동시에 빌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유를 우리는 여즉 알아내지 못하였다
세 명이 모두 군화를 핥았다고 한다
세 명이 모두 총성만큼 울부짖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유따위가 있는 건지
한 발의 총성이 울리고
두 명의 죄인이 죄인처럼 돌아와 누웠다
서로가 또 서로에게 등을 진 채
아침이 되자 모두가 피곤했고 또 모두가 바빴다
누구는 한 사람만이 기도를 안 했다고 했고
누구는 돌아온 이들은 죄다 같은 신께 기도를 드린다고도 했다
하지만 돌아온 이들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낮에 일터에서 한 명이 죽고 말았다
때는 역설적으로 8월이고 못 먹은 몸에 태양은 또한 가혹했다
사람들은 떨지 않는 삽으로 무덤을 팠다
파는 동안에도 사람들은 기도에 대해서 돌아온 이들의 신에 대해서
이야기에 이야기를 더했다
W 심플.
P guille pozzi.
2018.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