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맑음
한 사내가 속삭이네
그대의 내일은 괴로움이다
우선 그대가 잠에서 깨어야 할 테니
이 단잠을 이 고요를
모든 것이 가능하고
모든 것이 마무리 된 이 밤을
그대는 왜 무엇을 위해 또
다시 한번 깨고 마는가
서울역 광장에도 공평하게 구원이 찾아온다네
눈을 감아 그리고 의미를 감아
무엇을 위한 것도 없고
무엇을 향할 것도 없다네
바람처럼 일었다가
이제는 고요한 밤에 와 닿은 것일 뿐
때를 닦지 않아도 된다 그대여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네
그대가 무엇에 얼굴을 박고 있는지
젖가슴인가 섞은 구두 코인가
아무것도 더는 중요하지가 않다네
바람처럼 일었다가
이제 다만 고요한 밤에 와 닿은 것일 뿐
나는 그의 말을 못 견디다
못 견디고 잠에 들었네
내일은 그리하여 오늘은
그렇다 폭력과 함께 온다
잠에서 우리가 우선 깨어야 하기에
무엇때문에 우리는 또 흔들려야 하는가
곤히 잠든 당신을 흔들어 깨울 때
왜 내가 매번 망설이는지
숨조차 가슴을 들었다 놓아야만 하지
삶은 그처럼 강물 위에 놓인 꽃잎이 아니었다
무엇때문에 우리는 또 흔들려야 하는가
가슴을 한껏 위로 들고는
무엇을 뱉으며 내려놓아야 하는가
나는 생각을 못 견디다
못 견디고 너를 흔들고 말았네
한번만 웃어주어
당신이 웃네
하루를 우리가 또 빌렸다는 얘기일 테지
서로를 향해 웃어주고는
우리는 각자의 공허를 바라보네
나는 안다
그대가 가끔 낮에도 눈물을 짓고 마는 것을
그럴 때 하는 나의 사랑한다는 말은
무엇을 담은 상징인가
내가 그대 눈도 떨며 못 바라보는 그런 때
아직도 나는
그대를 위한 편지를 쓰고 있다네
가르침을 위한 것은 아니고
다만 설명을 하고 싶은 것이지
당신의 고통을 보고 싶었던 내맘을
때로는 당신도 나를 더 보고 싶다고 한 그 말 마음을
하지만 아직은 우리는 그저
긴 산책을 하다 발견한 산딸기 한 알에 집착을 하고 만다
우리의 긴 산책이 그래 이 때문이길 바라는 것처럼
가시 덤불로도 기꺼이 뛰어드네
풀은 많아도
딸기는 한 알도 숨어 있다네
보이는 것이 다만 낮에 오는 구원
나는 기꺼이 뛰어드네
한 알을 맛보아 그대
나는 유심히 바라보네
내게 의미가 오는 순간을
그리고 또 긴 귀가길이 있네
지쳐가는
일기를 쓰네
2018년 1월 15일
긴 산책은 평온했고
우리는 또 한 알의 산딸기를 따서 먹었다
세상이 모두 다녀간다네
나의 일기를 복사해 가려고
틀린 것을 인정할 수 없으니
매일 밤마다 소란한 게지
그 사소한 교환들
삶이 진리에게
흐를 수 밖에 없는 것은
어떡할 것인가
밤이 그대로 갖다 바치려던 삶이
오늘 또 이렇게 온통 사소한 곳에서 어긋나고 말았는데
사내 또 나를 찾아올 테지
제발 잠을 믿으라고
피곤한 기상이겠구나
너는 밤에
나는 아침에
“누구도 맛 보지 못한
가장 먼 곳까지 걸어 온
당신의 딸기야
맛이 어떤가요?”
W 심플.
P Matthew Tran.
2018.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