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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Apr 27. 2018

그럴 수 있다

오늘 날씨 맑음

1
우리가 분명히 둘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단지 하나로 표현되지 않고
우리가 단지 하나로 제거되지 않고
우리가 단지 하나로 그치지 않고
하나와 하나에서
‘둘’ 이라는 하나로
하나에 대응하는 ‘둘’ 이라는
전혀 다른 하나로 묶일 수 있음을
그리하여 그곳에는 세 가지가 있음을
하나와 하나와 분별되는 또 다른 하나
그리고 그 둘이 모인 ‘둘’ 이라는 하나
그리하여
우리는 적어도 하나로 표현되지 않고
우리는 적어도 하나로 제거되지 않고
우리는 적어도 하나로 그치지 않고
하나에 불려나가지 않는
‘둘’ 속의 하나 하나로 함께 머무를 수 있음을
어려웁게나마 생각해 볼 수 있게 한다

2
겨울과 여름이 오고가는 집은
바람이 잘 통했다가 바람이 잘 막혔다가 해야하는
조금 더 생각이 필요한 집이다
그런 집을 짓는다면
봄에서 여름 가을에서 겨울로 이어지는 날씨 속에서도
우리는 생활 할 수 있다
화분을 사고
아이도 낳고
물건마다 이름도 붙일 수 있다
그럴 수 있다


W 레오

P 연합뉴스



2018.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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