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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Jun 15. 2018

여기 도무지 죽지 않는 할머니가 있다

오늘 날씨 맑음

여기 도무지 죽지 않는 할머니가 있다

대답없는 할머니의 돌같은 종아리를 꼬집으며 며느리가 말을 한다

이제 그만 깨지말고 얼른 가버리셨으면 좋겠어요 

어머님이 가셔야 내가 내 삶을 좀 살죠

나도 이제 무릎이 아파서 계단도 못 걷고 먹고 싶은 것도 자꾸 없어만 지는데

여기 결혼 못한 딸 때문에 성공을 못 한 것만 같은 아버지가 있다

꼴랑 아파트 한 채 여기 있네 저기 있네 하는 것들이 말야

하는 말이 김회장 사위는 봤나

너 때문에 결혼 하나 못하는 등신같은 너 때문에

내가 비싼 밥 사먹이면서 좋은 소리 하나 못 듣고 왔다

내가 이국 땅까지 가서

화이트들 블랙들한테 프레지던트 프레지던트

들으려고 온 평생을 그 고생을 해왔는데

네가 다 망쳤다 네가 다 망쳤어

여기 죽지 않는 할머니의 임종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다

기대와 달리 또 죽지 않은 할머니가 손자에게 말을 한다

되도록 멀리 가서 살아라

그럴 수만 있다면

가족이라도 오래도록 같이 있으면 괴로웁다

나무도 멀리 날아간 놈들만 뿌리를 내린다

그러니까 너는 되도록 멀리 가서 살아라

서로 꽉 잡은 손이 있다

놓으라고 좀 살게 놓아주라 하면서

더욱 세게 잡아대는 손들이 있다

네 탓이다 하다가 자기 탓으로 불쌍히 간다며 미안하다 할 

무엇인가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이 있다


W 레오 

P Katherine Chase



201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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