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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Aug 18. 2018

나는 똥개라는 이름으로 포기한 조그마한 생명이다

오늘 날씨 맑음

여기에
한번 물면 놓지 않으려는 개의 본능과
이건 먹는 게 아니라고 흔들어대는 주인의 친절 사이에 가여운 이빨이 있다
씹을 것도 없는 하루를 씹어대는 나의 본능 덕분에 올해에만 나의 이는 두 번 부러졌다
견딜 것도 없는 심심한 하루를 이 물어 견디고
공연히 광장에서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 나는
삶의 실패를 광고하면서 나를 지킨다
삶은 흩어지지만 나는 숲에서부터 있어 왔다
생명이며 이어지고 절대 사그라지지 않는다
나는 손들을 거쳐 본 나이가 든 똥개다
다쳐 라는 말에도 피를 삼키며 물어댈 때가 있다
견딜 것도 없는 심심한 하루를 물고
공연히 소리를 지르기도 하는 나는
똥개라는 이름으로 포기한 조그마한 생명이다

W 레오
P Leonardo Yip



2018.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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