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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 Oct 13. 2018

삶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내 것이 아닌 채로 불편하게

오늘 날씨 맑음

오늘 나는 인정받았다

쓰리도록 명확하게

지켜봤는데 너 대단한 사람은 못 될 거 같다고

대단한 영화는 못 될 거 같아서

영화를 찍고

대단한 글도 아니라서 

글을 쓴다

숨을 쉰다

신경도 안 쓰인다고

너를 지켜보지 않을 거라고

봐야할 게 너무나 많고

읽어야 할 게 너무나 많다고

이런 것들이라고 

몇 개를 골라서 보내주기도 했었지만

네가 관심이 없는 거 같으니

가르치는 일도 이젠 안 될 거 같다고

아까운 것들도 너무 많은데

무례한 너는 그만 잊겠다고

너무 많은 거점에서 포인트를 잃었으니

너의 레이스는 비교할 수가 없는 거라고

그러니 시계를 안 차고 달려도 된다고

걷든지 서든지

쓰리도록 감사하게

나는 오늘로 완전히 인정받았다

뭘하든 나쁜 짓만 하지 말자

나쁜 짓만 하지말고 뭐라도 하자

심심하다면

눈을 떴다면

죄로 걷긴 해야겠지

숨을 쉬었다

뒤를 습관처럼 돌아 봤지만

이탈했던 흔적조차 없었다

심판이 없는 곳에는 관객 또한 없으니

사람이 없으니

옷을 입으려다 말았다


사랑에게 언제든 아니라고 말해도 좋다 말했다

겨울이니 넉넉한 이불을 깔아주겠다고

조금 더 애써서 찾으면 된다고

배우를 해달라고 했을 때

사랑은 손사래를 쳤다 연기는 못하겠다고

그러니 오늘 사랑에게 언제든 아니라고 말해도 좋다 말했다

겨울이니 넉넉한 이불을 깔아주겠다고


무슨 말에도 아니라고만 하는 사랑을 내가 저주했었던가 아마도

사랑할 수 없겠다는 말은 틀렸다

삶은 언제나 거기에 있다

내 것이 아닌 채로 불편하게


W 레오

P 영화 “프란시스 하” 중



201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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