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흐림
우리 가여운 배우들은
너무나 정치적이다
우리 가여운 배우들은
대본이 있어야만 목소리가 생긴다
우리 가여운 배우들은
울어달라는 두 손 내민 명령 앞에서만 감정이 생긴다
우리 가여운 배우들은
자신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끝없이 묻고 찾는다
호명
이름불림
밥보다 배부른 이름불림
기다린다 사실 대부분의 시간들은
그리하여 대부분은 불만으로 불안한 채로
화가 많이 났지만
여전히 기다려야 한다고 서로 위로하면서
호명
이름불림
술보다 더 목이 타는 이름불림
가여운 우리 배우들은
사실 불면증이다
시간을 넘긴 활동성이다
하지만
왜
왜 그는 햇볕 아래에서 노동하지 못했지
가여운 우리 배우들의 밤은 그리하여 괴롭다
나는 분명 뜨거움인데
나는 분명 따가운 목소리인데
너도 알지
기다려
너도 알지
기다리자
건네주는 어깨 띠는 신체를 잊게 해 준다
기도만도 못한 문장들이지
나는 염치도 없이
오르가즘을 느낄 때까지
허나 나는 이름 없는 프로니까
별 거 아닌 것 안에서 그렇게나 큰 목소리로
하아
하아
언제나 삶 안에서 극이 먼저 끝이 나기에
한 두 번의 사랑 아닌 잠자리는
분명 신이 다녀갔던 아침에는
헛헛한 공백으로 다시 채워질 수 있다
그냥 내가 너무 뜨거워 넘친 것뿐이야
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너는 알고 있지
응
..
..
..
..
커튼을 좀 쳐줘
응
W 레오
2019.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