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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바꾸는 비밀

일상기획


1.  

유명했던 브랜딩 전문가랑 잠깐 일한 적이 있다. 그녀는 과거 대기업에서 회장 옆을 지키며 경연방송에서 심사도 보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이제는 그녀를 찾는 곳이 없는지 신생 기업의 브랜딩을 맡겠다고 합류를 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얘기를 하던 그녀는, 회장과 계약을 하자 태도가 바뀌었다. 미팅을 할 때면 사람들이 명품을 입었는지 안 입었는지를 관찰을 한 후, 명사들의 명품사랑을 설파했다. 그리고 본인이 착용한 것들을 자랑했는데, 안타깝게도 관리에 실패한 몸 위에 걸쳐진 의상과 액세서리는 그녀의 괴팍한 얼굴에서 나오는 악담들에 묻혀 빛을 내지 못했다.



2. 

‘신경 끄기의 기술’이라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144만 유튜버인 마크 맨슨이 얼마 전 한국을 다녀갔다. 


그는 방문 후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국가’로 한국을 평가했다. 그 이유로 한국은 안타깝게도 타인에 대한 판단과 수치심이라는 유교의 단점과 물질중심주의와 돈벌이에 집중하는 자본주의 단점만을 채택했다는 뼈를 때리는 얘기였다.


그 반대인 유교와 자본주의 장점은 가족과 사회와의 친밀감, 자기표현 능력과 개인의 가치를 중요 시 하는 것이라고 했다.



3. 

내가 서울예대를 다닐 때 남산캠퍼스는 매우 작았다. 선배들은 다른 학교는 학교 정문에서 강의실까지 10~20분이 걸리는데, 서울예대는 3분이면 강의실까지 충분하다고 학교를 자랑했다.


그런 학교 입구 근처의 벤치에 앉아있으면 전체 학생들의 등교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특히 눈에 띄는 2명이 있었다. 


타이거라고 불리던 그는 호랑이무늬가 그려진 타이즈를 입고 등교를 하던 남학생이었다. 키는 그리 크지 않았는데, 그런 타이즈를 입고 등교를 하는 그를 보며 모두 저러고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거냐며 대단하다고 했다. 


또 한 명은 여학생이었는데, 거의 늘 하얀 면티에 청바지를 입고 다녔다. 그렇게 단출하게 입고 다녀도 너무나 이뻐서, 친구들 사이에 ‘흰면티 걔’라고 하면 다 알 정도였다.


나와 동기들은 그들을 볼 때마다 ‘타이거’처럼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그것을 당당히 드러내는 사람이, 그리고 ‘흰면티 걔’처럼 비싸고 화려한 옷이 아닌 흰 면티를 입어도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매번 얘기를 했다.



4.

아마 우리는 1990년대의 대학초년생들 보다 풍족해졌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가 몸과 마음을 멋지게 만들고 사람들과 교류하는데 시간을 쓰고 있는가? 아니면 그것들을 덮고  채울 것을 사고 자랑하거나 그런 것들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는데 시간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여기에 우리의 행복이 달려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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