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대학 동기들 얼굴 보러 나간 자리였다.
"형, '기획자의 질문법'에 나오는 질문을 활용해서 마케팅 팀원들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같이 답을 찾고 있어요."
"성희야, 나도 잘 읽었는데 목표설정이 3가지로 나뉘는 건 앞에서 먼저 설명되어야 하는 거 아냐?"
그냥 맥주나 한잔하려고 나간 자리가, 예상치 못한 북토크가 되어버렸다. 한 명은 실무에 적용하고 있고, 한 명은 구조에 대해 피드백을 준다. 당황스러웠지만 내심 기분이 좋았다.
『기획자의 질문법』을 쓸 때 의도한 것이 하나 있었다. 주류를 이루는 기획 단상들과 달리, 실전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쉽고 가볍게 썼다. 처음 읽을 때는 2시간 안에 후루룩 읽힌다. 하지만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 순간, 27개의 질문 꼭지를 하나하나 곱씹게 된다.
한 지인은 책 전체를 마인드맵으로 정리했다고 했다. 매달 올라오는 블로그 리뷰도 대부분 책 내용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한 포스팅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참고서처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출간 9개월이 지났는데, 지금도 회사 교육용으로 대량 주문이 꾸준히 들어온다. 초기의 반짝 판매가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퍼지고 있다. 이건 책이 소비되는 게 아니라 사용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욕심이 하나 생겼다. 기회가 되면 이 내용을 B2C 강의로도 만들어보고 싶다. 책으로 전한 27개의 질문을, 직접 함께 곱씹어보는 자리. 그런 경험을 독자들과 나눌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책을 쓸 때 다짐했던 것이 있다.
'작가라는 타이틀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도움이 되는 책을 쓰겠다.'
책을 내고 깨달은 게 있다. 진심으로 독자를 위해 쓴 책은, 독자가 알아본다. 그리고 그 독자들이 다시 누군가에게 추천한다.
진심은 결국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