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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선 Nov 05. 2020

구름이 그린 그림

구름이 그림을 그린다

당신도 거기에 있다


파랑과 하양 두 가지 색상의

사랑과 연정 두 점이 점철된

그림,

하늘에 무수히 뜬 이름들보다도 아름답다 했다


하나의 선으로 그려진 그림

우아한 곡선은 산등선 너머

한강의 언저리까지 닿아내었을까

한강의 물결 위 고운 빗금 하나 새겨놓았을까 하고

결의 마디 어디쯤 가녀린 손가락이 울리는 듯도 했다


공중의 구름은 나 몰래 마음 한술 떠갔던지

그린 그림이 퍽 닮아있다


구름의 그림이 당신인 양 안겨볼까 했다

그림의 얼굴이 당신인 양 불러볼까 했다

퍽 포근하고 어여쁜 것이었다


구름이 그린 그림

당신이 여기에 있다



가을 오후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사이 찬란한 햇살이 내리던 날


문득,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구름이 그린 그림 마치

당신을 닮아 있었습니다.


당신이라, 멀리 있어

차마 닿아낼 수 없으나

구름이라, 눈가에 있어

오래 품어낼 수 있으니


다만, 구름이 그린 그림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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